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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910/pimg_775219146786707.jpg)
지난달, 너무 재미있게 읽은 고령화 가족! 나는 작가 천명관님을 <고래>로 처음 알게 되었었는데 <고래>는 어찌나 스토리가 방대하고 쇼킹하던지 난 막_ 반했고, 그때 한참 존 어빙을 좋아하고 있을때라 천명관을 한국의 존 어빙?이라 해야 되지않을까 혼자 막 흥분했었다. 그러고 두번째로 만난 이 책 <고령화 가족>도 참 내 취향에 맞아서 역시 천명관은 믿을 만한(!) 작가가 맞았구나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고령화 가족>은 전작 <고래>에 비해 스케일이 너무 작구나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들긴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고래>가 그만큼 훌륭한 방향으로? 쇼킹했었기에 절로 높아진 기대치 때문이지 이 책은 또 이 책대로 충분히 괜찮다는 마음이 더 컷다. 심지어 <고래>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작가 후기까지 훈훈해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때도 난 좀 땡잡은 느낌이 들었다.
일단 후기 이야기부터 좀 더 하자면 ㅋ 오토바이를 타고 타이 남부를 여행하며 방황의 시간을 보내던.. '여행 에세이집' 같은 이야기도 좋았지만 (정말, 천명관이 여행 에세이를 내도 대박 괜찮을듯;; 헌데 사진도 한장 안 찍어 오셨단다. 아까비 ㅠ) 동료 소설가인 박민규와 김언수, 그리고 백영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는 대목에서 나는 우와아!!!!!~~~~ 박민규는 나도 완전 좋아하는데, 김언수!! 김언수도 완전 유명!!! 오! 백영옥!! 백영옥까지!! 어디 딴 데서는 듣도 보도 못할?? 레알 작가 친구 이야기에서 나는 왜 그렇게 흥분되던지!! ㅋㅋㅋ 나도 너무 좋아하는 박민규와 천명관이 친했다니, 어머 어머~, 역시 작가들은 작가들과 친구도 먹을 수 있고 디게 좋겠다 하며 작가 후기를 통째로 다 베껴 썼다. 손으로 다 옮기진 못하고 타닥타닥 한글파일로..
동료 소설가인 박민규와 김언수, 그리고 백영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들은 빈 항아리처럼 텅 빈 내 가난한 마음에 용기와 격려를 들이부어주었다.
어느 술자리에서 박민규는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ㅡ 형, 우리 외롭지 말고 우울하지 말아요. 그러면 다 되는 거예요.
나는 그의 말처럼 '그러면 다 되는 거'라고, 진심으로 믿고 싶다.
- 291쪽 작가후기 중에서
게다가 놀랍게도, 작가 후기 맨 처음엔 계시라도 내린듯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 한 구절이 인용돼 있어서 나는 또 혼자 어찌나 깜짝 놀랐는지 (내 후기를 보셨나 킬킬킬킬ㅋ)
![](http://static.se2.naver.com/static/img/reviewitem/txt_quotation_2.png) |
제니 필즈는 마흔한 살이었다.
그녀의 인생에서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갔으며
그녀가 원하는 바는 바로 그런 내용을 글로 쓰는 것이었다.
- 존 어빙, <가아프가 본 세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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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그러고보니 갑자기 존 어빙, 선생은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 궁금해지네 ㅋㅋㅋ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910/pimg_775219146786708.jpg)
책을 볼때, 나는 책 내용보다는 책 표지나 책 제목을 더 많이 신경쓰는 편이라서;;; ㅋㅋ 아리송한 책 제목이라도 보게되면 후아! 왜? 책 제목을 그렇게 지었을까?? 가 계속 계속 궁금한데 이 책은 책표지만 봐도 딱 알겠다.
낡은 연립주택 302호,에서 벌어지는.. 평균나이 사십구 세 막장가족의 이런 저런 이야기가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아무리 막장가족이라도 한 명 한 명 다 ~ 절대 미워할 수가 없다. "엄마! 인모새끼도 여기 들어와서 같이 살겠대!!!!!" 초반부터 쏟아지는 오함마의 찰진 욕도 금방 적응이 되고, 하나밖에 없는 형에게 "그러게 씨발, 누가 그렇게 살래?" 따지고드는 동생마저도 훈훈하게 여겨진다면 말 다했지 ㅎㅎ
한때 영화감독으로 나름 폼나는 인생을 살던 인모가 자신의 삶과 또 거의 모든 것을 쫄딱 말아 먹고 다시 엄마 집에 얹혀 살게 되는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 오십줄에 접어들고 있는 인모보다 나이도 한참 어린 나는 인모와 그를 둘러싼 가족의 심경이 어찌나 잘 와 닿던지! 제대로 풀리는게 하나도 없는.. 엿 같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무언가 있겠지? 하고 계속 살아보게 만드는 힘 같은게 느껴져서 결코 얇지 않은 책인데도 금방 다 읽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아.아. 이렇게 되면 <나의 삼촌 부루스 리> 까지 달려야하는건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