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김윤희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도전 앞에 머뭇거리는 당신을 위한 책" 책 표지 속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도전> 이라는 단어 조차 무서워 하는 소심한 나는 이 한 문장이 괜히 좋았다.
겨우 29세의 나이에 세계 최초 5대륙 최고봉 등정가가 되었다는 우에무라 나오미가
또 다시 세계 최초로 북극점에 단독으로 서게 되기까지의 탐험기가 빼곡히 일기형식으로 적혀 있는
이 책은 1989년에 나왔다가 절판되었던 책을 어렵게 복간한 책이라 해서 궁금증이 일기도 했지만..
안나는 누구일까?가 나는 더 궁금했다. 언젠가 함께 등반했던 동료의 이름일까?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누군가의 이름일까?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일까? 과연 결혼은 했을까?
이런 엉뚱한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겨나가다 보니.. 46페이지에서 드디어 안나의 정체가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덩치는 조금 작지만 다른 녀석들과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는 암컷을 선두에 세웠다.
이 녀석도 내 말을 잘 듣는 건 아니다. 그래도 다른 개들이 녀석을 잘 쫓아서 달리는 것을 보고
안도했다. 나는 이 녀석을 리더로 정하고 '안나'라고 이름 지었다.
안나, 이누이트 말로 여자를 의미한다. 이누이트들에게는 흔하디 흔한 이름이지만
내게는 특별한 이름이 되었다. -46p


내가 그렇게 궁금해 했던 안나가 ㅋㅋ ㅋㅋ 개 이름이구나..;;
너무 멀리 가 버렸던 내 추리력에 웃음이 나왔다. 아 - 그 안나.. 시시한 마음도 잠깐,
도망 간 개들을 이끌고 하얀 눈밭 위에 다시 나타나 준 안나가 어찌나 듬직하던지.. 
  

 

1년 5개월 동안 북극권 12,000Km를 오로지 개 썰매 만으로 단독 종주
나는 거리 감각이 둔해서 일만이천 킬로미터가 얼마나 멀지~ 감히 상상도 안 되지만..
또, 땀도 콧물도 그 자리에서 바로 얼어 버린다는 북극의 추위조차도 도저히 상상할수 없지만..
개들이 몽땅 도망가 버리고, 추위에 얼굴이 얼어터지고, 굶주리고, 썰매와 함께 굴러 떨어지고,
얼음이 깨져 바다에 빠져 죽을뻔하고, 백곰을 만나고... ...
어떻게 보면? 무모하기까지 한 자신과의 약속을 그저 묵묵하게 실천해 가는 그를 보며
어떤 위대함 속에는 반드시 성실함과 진심이 담겨져 있겠구나 새삼스레 마음이 뜨거워졌다.


"등산의 본질은 산의 높이로 따지거나 등산기술의 우열로 따져서는 안 된다.
아무리 작은 도보산행일지라도 하산한 후 마음속에 깊이 남는 산행이었다면
그것이야말로 참다운 등산인 것이다." -6page


끝도 없이 새 하얀 눈밭위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이 책은 아주 아주 아주 무더운 여름에 읽으면 정말 시원하겠다!   

근데, "집 나가면 개고생!!!!" ㅋㅋ 이란 말이 머릿속에 계속 떠다닌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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