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밥장 지음 / 한빛미디어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저 생각만 해도 유쾌해지는 사람이 있다. 괜히 그 유쾌함이 명랑함이 행복함이 내게도 전염될것만 같아.
간식먹듯 수시로 찾게 되는 사람이 있다. 내게는 얼마전에 알게된 밥장님이 그렇다.
우연히 네이버에서 밥장님의 글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블로그에 들렀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반해버린.. ㅋ
낭창낭창 유쾌한 입담이 좋아서 가끔 들렀는데 알고 보니 그림 그리는.. 아니, 일러스트레이터셨다.
그림은 커녕 글씨도 예쁘게 못 그리는 열등감에 시달리는 나는 사실 밥장님의 그림보다는 재미진 이야기들이 더 좋았다.
게다가 난 일러스트레이터와는 멀고도 먼 백수이기에;; 이 책이 과연? 내게 도움이 될까?
재미가 있을까? 무척 의심스러웠지만 ㅋㅋ 호기심을 참을 수가 없었다.
책이 도착하고...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보다 책 두께가 엄청나서 ㅋ 깜짝 놀랐다. (총 384page)
슬렁슬렁 그림책 읽듯이 편하게 읽으면 되겠구나 했던 기대는 깨어지고 ㅋㅋ
에필로그부터 정신 바짝 차리게 만드는 문장들을 만나다니! 나는 포스트잇을 주섬주섬 챙겨 독서모드로 들어갔다.
"죽기살기로 그림과 씨름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왜 사람들이 수많은 그림들 속에서 굳이 내 그림을 보려고 하는지 먼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거울에 비추어보듯 나 자신과 그림을 보았으면 합니다.
내 목소리가 크고 선명하다고 해서 관객이나 클라이언트와 소통이 잘되는 건 아닙니다.
작은 목소리라도 가슴을 울리고 공감이 되어야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내가 만든 파우치나, 소품, 가방, 옷등을 작은 쇼핑몰에서 팔고 싶은 소망이 있는 나는
그림 대신 (내 블로그) (내 글) (내 작품)등을 대입해서 읽었더니.. 아주 깊이 와닿는 이야기였다.
"제게 성공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오래토록 버티는 것입니다.
그림 그리면서 나이에 걸맞는 대접을 받고 싶습니다. 후배들에게 술 한 잔 사줄 만큼 벌면서
낭창낭창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아보려고 파마 머리를 쥐어뜯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35페이지를 읽으면서는 나도 밥장님처럼 낭창낭창하게 그런 성공이 좋아요!! 같이 큭큭 거리기도 하면서..
< part 2 이제는 실전이다 > 에서는 그동안 밥장님이 참여했던 프로젝트 위주로..
작업의뢰가 들어오고 페이를 맞추고 수정을하고 확정되기까지. 진짜, 이렇게 다 알려줘도 되나?
싶을 만큼의 실전 노하우들이 가득 담겨 있어서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특히 영화 <검은땅의 소녀와>포스터는 내 방에 걸어 놓고 싶을 정도로 너무 예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는데; 사진으론 예쁘게 안 나오는구나 ㅜ_ㅜ
꼬물꼬물 와글와글 상상력 넘치는 벽화들은 어떻고~!! 이제는 밥장님의 글뿐 아니라 그림도 너무 좋아져버렸다.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사람은 아니지만..
가끔 나와는 다른 세계?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과연 뭘 하면서? 어떻게 지내는지?
몰래 몰래 엿보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많은데 일러스트레이터의 세계는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마음껏 느껴볼 수 있어 part 2 실전편 마저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는 책 속에 책이야기에, 책 속에 책 읽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서.. 눈에 쏙 들어오는 구절이 있었는데
"호란 씨와 함께 작업했던 책 <호란의 디카포>를 보면 그녀는 책을 무척 깨끗하게 읽습니다.
반면 <장미의 이름>을 쓴 움베르토 에코는 줄 치고 메모하면서 참 더럽게 읽습니다.
에코처럼 무지하게 더럽게는 아니지만 전 반드시 줄을 치면서 읽습니다.
줄을 치지 않으면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재미있었다' '유익했다' 라는 말밖에 남는 게 없습니다."
- 70page
밥장님께 내가 애용하고 있는 포스트잇 플래그도 한 번 권해주고 싶어졌다 ㅋㅋ
밑줄 긋는것도 좋지만 가끔은 밑줄 친 부분이 페이지 사이로 묻혀서 도저히 안 찾아지고 짜증이 날때가 있는데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여두면 언제나 쏙쏙 ㅋㅋ 잘 찾을 수 있거든요 ㅋㅋ ^_^;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유쾌한 밥장님 블로그는 여기 ☞ http://blog.naver.com/jbob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