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페렉의 <<사물들>> 조르주 페렉은 1936년 파리에서 폴란드계 유대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다. 그러나 제2차 세계 대전 와중에 나치의 손에 부모를 잃고 불행한 유년기를 보냈다. 페렉은 1965년에 펴낸 첫 소설 <사물들>이 르노도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거 46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시, 희곡, 시나리오, 평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자신만의 분명한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프랑스에서느 지금도 조르주 페렉 연구자들의 모임이 있을 만큼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다. <사물들>은 알제리전쟁이 끝나고 후기산업사회으 숨 가쁜 시장체제가 작동하던 1960년대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제롬과 실비라는 프티브루주아 출신 주인공의 물질 추구적인 삶의 궤적을 통해 현대 소비사회에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를 탐닉한 소설이다. -계속-65쪽
한때 반파시즘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던 제롬과 실비는 투쟁의 시대가 막을 내리자 쇼윈도의 휘황한 불빛서 아름답고 완벽한 자태로 빛나는 사물들의 세계에 휩싸인다. 그러나 이 가난한 청춘들에게 사물들이 소유를 허락할 리 없다. 온갖 명품과 현대적 취향을 소개하는 잡지를 열심히 읽고 벼룩시장에서 유명 브랜드의 옷을 사 입어봤자 결핍에서 비롯된 허기는 커져만 가고, 사물들은 그들의 손이 닿지 않는 저 너머 세상에서 빛날 뿐이다. 소설은 제롬과 실비가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는 대도시의 삶에서 잠시 탈출하려 하지만 결국 다시 파리로의 진입을 꿈꾸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현대 소비사회에 관한 탁월한 사회학자의 보고서'라는 찬사를 받은 <사물들>은 광고, 소비, 자동차, 여성 등의 문제를 언어학적으로 분석하며 현대성을 예리하게 비판한 앙리 르페브르의 일상성 이론을 그대로 소설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65쪽
맥라렌은 인생의 반려자였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함께 런던 킹스로드에 '렛잇록' (Let It Rock) 이라는 매장을 오픈했다. "가난한 재료로 옷을 만들어서 부자에게 판다."는 슬로건을 내건 1950년대 복고풍 매장이었따. 그러나 록은 잘 팔리지 않았다.-88쪽
"우리는 사물 자체(사요가치)를 소비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상적인 기준으로 삼은 집단에 속하기 위해, 혹은 자기가 속한 집단을 보다 우월한 집단과 구분하기 위해 사물을 차이의 기호로 조작한다." 그렇게 되면 현대인들은 사물에 최며니 걸린 존재처럼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세상은 시뮬라크르(simulacre) 에 불과한 기호가 지배하는 현실의 껍데기가 될 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환상에 사로잡혀서 주위를 에워싼 가식을 인식하지 못한다. -104쪽
예를 들어 회색으 노랫동안 첨단기술과 효용성을 상징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회색 통에 담긴 요구르트가 약을 연상시킨다며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반대로 흰색은 순수함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식품 포장에 자주 쓰였지만 기술제품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컬러였따. 차가움이나 수동서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첨단 전자제품은 회색이나 파란색이 많았다. 눈부신 화이트 색상을 자랑하는 애플의 아이팟은 이런 확신을 날려버린 사례다. 아이팟의 세계적 성공으로 화이트 컬러는 첨단 전자제품에 다시 사용되기 시작했다. -113쪽
'집단의 자의'인 트렌드는 유행인 것과 유행이 아닌 것을 구분 짓는 모종의 원리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무슨 말인고 하니, 모든 사물은 트렌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것은 그 사물이 유행하고 있다는 집단적 믿음이다. 사회학에서는 이렇게 믿음이 현실로 바뀌는 메커니즘을 '자기성취적 예언' 이라고 한다. -118쪽
"한 상황에 대한 집단의 정의는 그 상황의 부분을 이루고,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에게만 나타나며 자연의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핼리혜성의 귀환을 예측한다고 해서 혜성의 궤도를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밀링빌 은행이 지불불능 상태라느 소문은 은행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은행의 파산을 예언하는 것만으로도 파산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119쪽
특히 패션지는 그렇게 애쓸 수밖에 ㅇ벗다. 바르트가 지적한 바와 같이 패션잡지의 힘은 "과거와 미래, 이미 결정된 것과 앞으로 일어나 일에 대한 과감한 혼동"에 있다 즉 "유행을 알리고 지시함과 동시에 유행으로 받아들인다." 패션지들의 조언이 가차 없는 명령조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패션지들은 신의 대리인들이 수행했더 신탁처럼 지시를 내린다. 교황이 칙서를 내리듯이 말이다. 그리하여 여성 독자들은 '~해야 한다', '~하고 싶다' , 그 밖에도 '머스트 해브'식의 다양한 표현들을 만난다.-122쪽
인간은 모방의 동물이자 유행의 동물 모방의 문제에 있어서 타르드의 관심을 끈 것은 유행의 희생자가 아니라 그냥 희생자였다. 20년 넘게 판사로 활동했던 타르드가 처음에 간심을 가진 분야는 범죄학이었다. 범죄학을 연구하던 중 그는 발명과 모방이라는 두 요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개인적이고 독창적이면서도 설명할 수 없는 원인들이 인간을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들은 본보기가 되는 인간관계, 즉 모방의 지배를 받아 행동하기도 한다. 그는 "사회적 현실은 능동적 의미와 수동적 의미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모방이다." 라고 했다. -133쪽
생존에 필요한 문제가 해결되면 인간은 정신적.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 패션도 그러한 욕구 중 하나다. 현대사회에서 추위를 견디려고 옷을 입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입을 옷을 정성껏 고르고, 그 옷을 구입하려고 상식을 뛰어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자신이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사람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다. 사회는 개개인이 자신의 소유물을 통해 자기가 더 나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경쟁의 터전이다. 따라서 사회는 유한계급이 지배한다. 유한 계급이란 어떻게 하면 가장 현란한 낭비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유일한 소일거리인 사람들의 집단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유한계급에 속하거나 아니면 그들의 행동이라도 따라하는 것이다. -146쪽
"속았기 때문에 속이는 사람, 속아봤기 때문에 더 잘 속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기만당해봤기 때문에 더 훌륭한 사기꾼이 된다. 이 게임을 하려면 창조의 이데올로기를 믿어야 하고, 패션기자에게는 패션에 관한 사회학적 관점이 이로울 게 없다."-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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