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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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유난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 있다.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는데 ㅠㅠ 대체 내가 뭘 놓친걸까? 이런 아쉬움 말이다.
오래 전 책 모임에서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빌려 읽었었는데..
다 읽고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말했더니 많은 분들이 <백년의 고독>이 더 좋다! 했었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도 그렇게 좋았는데.. <백년의 고독>이 더 좋다니!!!
오호.. 백년의 고독이라.. 제목도 심오한것이 참 멋지구나, 기억해 두었었는데 나도 드디어!
완전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 십자수ㅜㅜ 주인공 이름들이 왜 이렇게 어렵냐 ㅠ
아우렐리아노 세군도, 호세 아르까디오 까지는 좋아, 근데..
산따 소피아 델 라 삐에닷, 뻬뜨라 꼬떼스, 삘라르 떼르네라, 이런 이름들은 어쩔건데 ㅠㅠㅠㅠ
이 책 읽은지 한 달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이 이름들만 생각하면 혀가 꼬이고 머리에서 쥐가 나는것 같다.;;ㅋ

그러니까 이 책의 요지는 제목처럼 인생은 고독하다는 것인데,
부엔디아 집안의 탄생부터 몰락까지 그 파란만장 하고 고독한 여정을 따라 가다 보면 인생은 참 덧없구나 싶으면서..
내가 백년도 넘은 뽀얗게 먼지 쌓인 집안에 앉아 있는 것만 같은 아련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백살의 노파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사실은 무엇보다.
아무리 봐도 봐도 헷갈리는 주인공 이름들 때문에 백년동안 삽질하고 있는 느낌이 제일 강하긴 했지만..;;
암튼 틀림없는 사실은 마르께스는 진짜 대단하고 위대한 소설가라는 것!
책 리뷰도 쓸겸 여운도 되새겨 볼겸 다시 책을 꺼내 들고 보니..
어느 페이지, 어느 줄을 펼쳐 읽어도 마르께스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문체에 빨려들고 만다. 홀릴 수 밖에 없다.

이를테면 비는 사 년 십일 개월 이틀동안 내렸다. <백년의 고독-2권 163p>
맙소사! 비가 4년 11개월 이틀동안? 하며 다시 읽어 나가다 보면..
장마가 모든 것을 다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가장 건조한 기계들도 삼 일마다 기름을 치지 않으면 기어들 사이에
꽃들이 피어났으며, 금자수의 실들이 녹이 슬고, 젖은 옷에는 사프란 이끼가 돋아났다. 공기가 어찌나 축축했는지,
물고기들이 문으로 들어와서는 방 안 공기 속을 헤엄쳐 창문을 통해 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 <백년의 고독-2권 165p>

이런 멋진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아, 그리고 1권에서 온 마을을 뒤덮은 불면증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는데
처음에는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당시에 할일은 엄청나게 많은데 시간이 모자랐던 마꼰도 사람들은
잠을 안 자게 되는 것을 오히려 즐거워했다. 어찌나 열심히 일들을 했던지 이내 할일이 더 이상 없게 되었고,
새벽 세시에 시계에서 나오는 왈츠의 음표들을 세면서 팔짱을 끼고 앉아있게 되었다.
피로 때문이 아니라 꿈이 그리워 잠을 자고 싶어했던 사람들은 피곤해지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썼다.
함께 모여 끝없이 얘기를 주고 받고, 똑같은 농담을 몇 시간씩이나 되풀이하고,
거세시킨 수탉 얘기를 신경질이 날 정도까지 비비 꼬아서 복잡하게 만들었는데, <백년의 고독 -1권 74~75p>
  

아~ 또 기억나는 구절, 재미있던 장면 장면이 정말 많았는데.. 너무 많아서 다 얽혀버렸다.
암튼! 막상 읽을 때 보다, 다 읽고 나서 훑어보니 새삼스레 더 좋아서!! 제대로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싶은 책이다.
아, 그리고 얼마전에 포스팅했던 시크릿가든 길라임의 책장에도 꽂혀 있던 바로 그 책!아닌가! ㅋㅋ  

 

요즘 서점엔 온통 시크릿 가든 주원. 라임의 테마도서 세트 열풍이던데,
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랑 <천재토끼 차상문> 이 제일 읽고 싶고
<방각본 살인사건>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도 궁금하더라ㅋㅋ
나도 몇 권쯤 질러주는게 시크릿가든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긴한데..
읽을 책이, 사놓고 못 읽은 책이 왜 아직도 이렇게나 많은지 아우- 멀미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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