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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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인네가 미쳤나? 싶었다.  박범신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처음부터 이런 이미지라니;; 당황스러웠다.
막 11페이지를 넘겼을 뿐인데.. " 아, 나는 한은교를 사랑했다. 사실이다. 은교는 이제 겨우 열일곱 살 어린 처녀이고
나는 예순아홉 살의 늙은 시인이다."
이런 내용이 나와서...;;;; 에이~ 이런 내용은 싫은데... 덮어야 하나? 잠깐 머뭇거렸다.
어랏.. 그런데 또, 읽다 보니.. 술술~ 잘 넘어간다. 하룻밤에 다 읽어 버렸다. 
 
처음 이 책을 소개받으면서 얻은 단서는 노시인과 은교의 사랑? 삼각관계? 동성간의 사랑? 이 전부였는데.
다 읽어본 내 감상으로는 노시인 이적요와 제자 서지우와의 관계는?
사랑보다는 애증, 애증보다는 질투와 멸시,에 더 가깝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특히 이 책의 요상한(?) 러브라인 보다는 
노시인 이적요는 재능없는 제자 서지우를 "멍청한놈"이라며 멸시하고,
제자 서지우는 노시인을 존경하긴 하지만 마음 한편으론 "늙은이" 라며 멸시하는
두 남자의 불꽃 튀는 대결에 촛점을 맞추고 읽어서..  아주 속도감 있게,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것 같다.   
 
그러니까 이 책을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생각하다가 뒤 표지를 보니 
"거부할 수 없는 홀림, 그 관능을 쫓는 어느 시인의 음악적 살인" 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
거부할 수 없는 홀림이라.. 하긴, 그렇게 생각해보니.. 
처음엔 이 노인네가 미쳤나! 싶었지만 내가 이적요였어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마지막 즈음에 늙는것은 '범죄'가 아니다, 노인은 '기형'이 아니다. 라는 외침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노시인을 응원하고 있었으니까. 
 
쭈글거리는 노파는
귀여운 아기를 보자 마음이 참 기뻤다
모두가, 좋아하고 뜻을 받아주는 그 귀여운 아기는
노파처럼 이가 없고 머리털도 없었다
- C.P. 보들레르 <노파의 절망>에서
 
아. 어쩌다 보니 노시인에 너무 심취해서 늙음. 늙어가는 서러움 이런것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 열일곱 은교가 밉다. 얄밉다. 그 순수한 젊음이 요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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