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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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빛깔 제목이 너무 예쁜 책인데 초점이 엉뚱한데 맞아버렸군화 ㅠ

요시다 슈이치의 - <악인>은 지난 8월에 읽었던 책 이지만..
오랫만에 책노트 파일을 뒤적거리다가 생각나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몇자 적어보기로 했다.
요시다 슈이치는 <퍼레이드>를 읽을때만해도 이만하면 괜찮지 뭐. 정도로 생각하고 있던 작가였는데.
오우~! 악인을 읽고 깜짝 놀랬다. 그렇다고 대단한 반전이 있다거나. 소재가 신선하다거나.
구절구절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스라거나. 감동을 주는 문체라거나.
그런 종류의 놀라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오래도록 남는 여운을 주는 책인 것만은 분명한거 같다.   









 

 

 

 

 

 

 

 

누가 과연 악인인가! 를 고민해 보게 만드는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범죄소설이다.
요시다 슈이치 하면 늘 라다니는 수식어가
"도시에 사는 젊은이들의 공허한 일상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온 일본문단의 인기작가!"라는 말인데.
어쩌다. 죽임을 당하게 돼 버린 요시노.
어쩌다. 살인을 저지르게 돼 버린 유이치.
어쩌다. 하루 아침에 딸을 잃게 돼 버린 아버지 요시오.
어쩌다. 살인자의 가족이 돼 버린 할머니 후사에.
이번에는 4명의 주요 인물 외에도 심지어 스쳐지나 가는 배경인물의 대사 하나 하나 까지도
섬세하게 치밀하게 신경을 쓴것 같았다.

요시노가 어쩌다가 그런 죽음을 당하게 되었는지. 알게 된 순간부터 허영심 덩어리 요시노에게
너무 화가 나서 홧김에 읽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까지 다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니, 어떻게 이런 소박하고 선량한 부모님 밑에서 곱게 자랐을 아가씨가
어쩜 그렇게 이중적인 면을 갖게 된건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어" 혼자 중얼 거리며 말이다.
반면에 가해자 유이치는 어찌나 불쌍하던지..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래, 그런 그녀도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러운 딸로.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그리움을 남기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좀 생뚱맞긴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후사에 할머니의 이야기..

교코가 “유이치네 할머니 는 미인이라 좋겠다.“고 유이치에게 말했다.
유이치는 별 관심도 없는 듯 줄곧 돌멩이만 걷어찼는데 교코가
“우리 엄마도 유이치네 할머니처럼 여행할 때만이라도 예쁜 스카프 같은 거 두르면 좋을 텐데.“라고 말했다.
후사에는 쑥스러운 마음에 아이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목에 두른 스카프는 싸구려였고, 칭찬을 해준 것도 이제 갓 중학생이 된 소녀였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쩌면 그게 원인인지도 모르겠다.
그 후 후사에는 유이치의 수업참관이나 학부모 면담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스카프를 두르고 참석했다.
그 후로는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았지만,
스카프 없이는 젊은 엄마들 사이에 낄 용기가 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441Page

이런 구절이 인상적인 걸 보니.. 나도 이제 늙었나? ㅋㅋ 히히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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