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아프가 본 세상 2
존 어빙 지음, 안정효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2월
평점 :
1.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라는 말에 혹해 관심을 가지게 된 작가 - 존 어빙
그의 책을 드디어 나도 읽었다. 우선, 타고난 이야기 꾼이라는 건 나도 인정. 하지만.
모름지기 소설가라면 타고난 이야기꾼이어야 하는게 당연하니. 뭐 그렇게 놀라울건 없다 치더라도
<가아프가 본 세상> 읽고 나니, 겨우 책 2권 읽은것 뿐인데.. 한 10권은 읽은 느낌(!) 이라고 할까? (1권 380쪽 / 2권 480쪽) 합쳐서 860쪽 페이지수가 좀 많고, 글씨도 작은 편이라 그럴 수 있다 해도.
이 두권 속에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는지. 완전 놀랐다.
그래요 존 어빙 당신은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군요! 네. 네. 그렇군요.. 항복.. 항복..
2. "가아프의 어머니인 제니 필즈는 1942년, 보스턴의 어느 영화관에서
어떤 남자를 해쳤다고 체포되었다." 로 시작되는 가아프가 본 세상.
가아프를 이야기 하려면 먼저 그의 어머니 제니 필즈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제니는 그러니까 정말 엄청난 여자인데.
"여자는 오로지 좋은 가문의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는게 전부"라고 여기는
부모에 대한 반항으로 다니던 대학을 당장 집어치우고 간호사가 된다.
간호사인 그녀가 영화관에서 어떤 남자를 해치게 되는 대목은 완전 대박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 대목이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생각 될 정도로 제일 좋다 ㅋ
놀랍기도 하고 속 시원하기도하고 웃기기도하고 ㅋㅋ 먼저 알게되면 재미없을테니..
그 사건이야기는 이쯤 하기로하고
남자라면 쳐다보지도 않는 제니도 아기는 갖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또 아주~ 놀라운 방법으로 군인 가아프의 아이를 가지게 되고
그렇게 해서 그의 아들 (이 책의 주인공)가아프가 세상에 태어 난다.
이제부터가 소설의 시작이다.
3.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자극적이다. 자극적이다 못해 충격적인 부분도 많다.
섹스, 욕정 따위에는 평생 1원어치도 관심이 없었던 어머니 제니에 대비해
툭하면 욕정에 사로잡히는 아들 가아프 처음엔 이거 너무 욕정 욕정 하는거 아냐?
약간의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금방 또 다른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제니는 <섹스의 이단자>라는 자전적 소설을 세상에 발표해
그야말로 유명인사가 되고 그의 아들 가아프도 소설가가 된다.
이 책 속에 가아프가 발표한 단편소설이 3개인가? 4개인가? 나오는데.
그중에 <그릴파르처 하숙>은 참 재밌다.
4. 2권에서는 성장한 가아프가 결혼을해서 부모가 되고. 소설을 쓰고. 또 욕정에 사로잡히고.
또 엄청난 사건을 겪게되고. 뭐 이런 내용들인데.
가아프가 아무리 정력의 장군이라도 아이들의 아버지이기에 특히 아이의 안전에 대해서라면
어찌나 강박증에 시달리는지.. 정말 보기 안쓰러울 지경이지만.
그렇게 유별난 아빠의 모습이 가아프에게 제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나는 지식인이 아니다. 나는 이야기를 짓는 목수이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존어빙은....
책 날개에 저 사진을 보니 목수보다는 먹을거라도 빼앗긴 아이처럼.
순박하시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저 사진을 볼때마다 픽 픽 웃게 된다.
가아프가 레슬링 선수로, 레슬링 코치로 그려지는데 실제로 존 어빙이 레슬러 출신이라고 한다.
하긴, 사진을보니 레슬러답게 탄탄하다는 느낌도 들고..
어떤 사람이 성장해서 죽을 때가지, 인간의 일생을 다루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 하는
존 어빙 그래서인지 출판되는 그의 책들은 모두다 2권짜리라 두께의 압박이 좀 있긴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라면 길면 길수록 독자 입장에서는 본전 뽑는셈이니 좋지 아니한가!
<사이더 하우스> <일년동안의 과부> 도 천천히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존 어빙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