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1. 언젠가 누군가에게 [달의 궁전] 정말 재밌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떤 글에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책을 물려 받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잠깐 읽고
꺅꺅! 완전 환상이군! 한없이 부러워하며 나도 꼭 한번 읽어봐야지 했었던
폴 오스터씨의 [달의 궁전]을 읽었다.
2. "오늘 오후에 책들을 세어 봤더니 1천4백92권이더구나."
내가 [달의 궁전]을 읽기 전 부터 너무나 부러워하던 장면이지만.
주인공 포그는 일천사백구십두권의 책을 덜컥. 물려 받게 되자 당황한다.
심지어 박스채로 어떤 책들이 들어 있는지 뜯어보지도 않는 포그가 나는 너무 얄밉고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책 박스들로 나름대로 - 침대를 만들고 식탁을 만들며
자신만의 공간을 하나 하나 채워가는 센스에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도 결국엔 그 책들을 하나 하나 꺼내어 모두 읽어 줬으니 다행!
3. 책 두께는 450페이지 정도로
요즘 읽었던 책에 비해 그렇게 두꺼운 책은 아니었는데 글씨가 어찌나 빡빡한지 ㅠ 평소에
"두꺼운책 울렁증"이 살짝 있던 나는 이번에 "빡빡한 글씨 공포증"까지 생길 뻔 했다.
4.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읽어서 그런지. 주인공 포그가 내게는 괜히 "주는거 없이 미운"
캐릭터 같아서 그랬는지 암튼. 확! 빠져들어 정신없이 읽어 내려 갈 수는 없었지만.
중간중간 인상적인 장면 장면들도 많았고. 고집불통 에핑 할아버지는 좋았다.
또 키티와 포그의 러브라인은 마음에 안들었다. 그러니까 키티가 왜? 그토록 볼품없는
포그를 사정없이 좋아하게 되었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나는 포그가 어지간히도 싫었던 모양이다.;;
5.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훗날 내 2세에게 과연 몇 권의 책을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을까? 요런 엉뚱한
상상도 하면서ㅋ 그리고 이제부터 라면 끓일 때 - 달걀을 깨어넣는 그 타이밍에서 -
문득 포그가 생각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