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백 


테오에게...


의욕적으로 일하려면 실수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흔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훌륭하게 될 거라고 하지.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너도 그런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잖아. 그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침체와 평범함을 숨기려고 한다.


사람을 바보처럼 노려보는 텅 빈 캔버스를 마주할 때면, 그 위에 무엇이든 그려야 한다. 너는 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 비어 있는 캔버스의 응시, 그것은 화가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캔버스의 백치 같은 마법에 홀린 화가들은 결국 바보가 되어버리지. 많은 화가들은 텅 빈 캔버스 앞에 서면 두려움을 느낀다. 반면에 텅 빈 캔버스는 "넌 할 수 없어"라는 마법을 깨부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화가를 두려워한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 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으로 돌려놓는다. 그것도 영원히! 텅 빈 캔버스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간단히 말해, 그는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1884년 10월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빈센트 반 고흐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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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이 너무 많이 밀려 있어서 더더욱 책을 못 읽고 있는(듯한?) 요즘. 


사실 우리 집에 널리고 밟히는 게 책이고, 나도 활자 중독증 비슷한 증세가 있어서 매일 한 페이지씩 뭐라도 늘 _ 읽고 있기는 한데, 안 그래도 안 좋은 머리로 슥 _ 읽고 지나치면 그뿐. 남는 게 1도 없는 것 같아서 ㅠㅠ  오늘부터 내 블로그에 '매일 좋은 글' 코너를 다시 연재해보기로 했다. ㅋㅋㅋ 이렇게 반강제로라도 선포를 하고 나면 책임감이 생겨서라도 매일 뭐든 기록하고 남겨놓게 되겠지? 



그런 의미에서 2019.05.23 오늘의 모닝책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특히 "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라는 고흐의 말이 오늘따라 꽂힌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 있는 여백. 그 텅 빔이 때때로 사람을 얼마나 공포스럽게 하는지 ㄷㄷ;;


그러게.. 진짜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채워가야 할까?



#빈센트반고흐, #영혼의편지, #Vincent Van Gogh, #내가좋아하는화가, #내가좋아하는그림, #매일좋은글, #꽃핑키모닝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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