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30 모닝책 


아침에 잠깐. 진짜 딱 1페이지 읽었다. ㅠㅠ   

페르난두 페소아 - 작가 이름도 완전 있어 보이고! 

페이지 휘리릭 넘기며 대충 읽어 본 문체도 너무 마음에 드는데 

왜 때문에? 맨 앞장만 10번째 ㅋㅋㅋ 읽고 있는 건지? 

요즘 소잉 클래스 아이템 준비로 머리도 복잡하고,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아서 그런가?   

책 진도가 너무 안 나간다. 

매일 30분에서 ~ 1시간 정도 타이머라도 맞춰 놓고 책 읽는 시간 사수해야 할 판.      



내가 읽고 있는 <불안의 서>는 배수아 번역인데 지금은 절판되었고 ㅠ  

그 대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이쁘게 나왔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0 번도 갖고 싶다. 




첨에 불안의 서, 불안의 책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땐 어쩐지 이런 책 읽으면 더 불안 불안 불안 불안~ 해 질 것 같고 막 ㅋ 


가수 팔자가 노래 제목 따라간다는 소리가 있듯,

책 읽는 사람 팔자도 책 제목 따라가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꺼려짐으로 피하게 됐는데. 

나이 40 넘어가니 불안은 불안으로 다스린다! 뭐 이런 패기가 왜 생기지? 하핫!  

아무튼, 페소아 넘나 조으다. 





거룩한 질투 

  

  다른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갔다가 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 때, 그리고 그들이 그 느낌을 나와 공유할 때 나는 질투를 느낀다. 그들이 나와 똑같은 감정을 향유할 뿐 아니라, 동일하게 느끼는 영혼 덕분에 내 영혼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파렴치하게만 생각된다. 


  어떤 풍경을 마주했는데 그것을 이미 누군가가 나와 똑같은 마음으로 지켜보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면, 너무도 고통스러운 탓에 나는 도저히 풍경을 평안하게 감상할 수가 없다. 

  물론 그건 다른 순간의 일이었고, 다른 날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굳이 의식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아첨이고,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듣기 좋은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행위에 불과하다. 이 경우 그런 차이는 전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인들이 저 풍경을 보는 그 순간 비록 나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해도 유사한 느낌을 가졌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그런 이유로 나는 늘 뭔가를 보게 되면 그 대상을 논쟁의 여지 없이 오직 나만의 것으로 바꾸어버리려고 노력한다. 나는 산을 바라보면서, 산의 모양을 변화시킨다. 하지만 능선 하나하나가 완전히 똑같은 모양으로 흘러가도록, 똑같은 수준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도록 그렇게 변화시킨다. 특정 나무와 꽃들을 다른 종류로, 극단적으로 다른 종류인 나무와 꽃으로 교체하고, 황혼을 바라볼 때도 같은 효과가 나는 다른 색체를 본다. 나에게 익숙한 즉흥적인 시각과 경험에 힘입어 나는 외부세계의 내적 변형을 창조해낸다. 

  그렇게 하여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아주 간단하게 다른 것으로 교체한다. 하지만 가장 강렬하며 최고의 단계인 꿈의 순간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상상해낸다. 

  나는 풍경이 음악처럼 나에게 작용하도록 한다. 풍경이 내 안에서 그림들을 불러일으키도록 만든다. 이 일을 성공하면 나는 승리감에 도취된다. 유발시키는 계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각이 같은 종류이기 때문에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에 속한다. 내가 최고의 승리감을 느낀 것은, 빛과 대기가 매우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띠는 하루의 어떤 특정 시간대에 카이스 도 소드레 광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그때 나는 눈앞에서, 분명 중국식 파고다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광장을 확실히 보았다. 뾰족한 지붕 끝에 부조리한 모자와 같은 기이한 종들이 매달린 중국식 파고다가 허공에 그려져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하나, 비단결 같은 공간 위에, 소름 끼치는 삼차원으로 존속하는 어떤 공간 위에. 그 순간, 나는 실제로 어느 먼 나라의 바닥을 스치는 옷자락의 냄새를 맡았다. 현실에 대한 불타는 질투에 휩싸인 채  (…) 


♣ 불안의 글 - 페르난두 페소아 :p 9 - 배수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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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놀이 +_+ 


문체 : 文글월  體 몸  

명사 <문학> 1. 문장의 개성적 특색. 시대, 문장의 종류, 글쓴이에 따라 그 특성이 문장의 전체 또는 부분에 드러난다. ‘글투’로 순화. [비슷한 말] 글체. 개인 문체
2. 문장의 양식. 구어체, 문어체, 논문체, 서사체 따위가 있다.
3. 한문의 형식. 논변(論辯), 서발(序跋), 주의(奏議) 따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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