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이 지나치다고 생각된다.사건의 연속인데 그것이 무엇에서 기인하는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나는 듣는다. 듣다보면 그에게서 이런저런 감정이 흘러나와 그의 얼굴을 적시고 그가 말을 멈추고 마침내 그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눈부시게 몸을 맡기는 것을 보게 된다. 감정이 형체를 얻는 순간은 하나의 사건. - 시인의 말- 생각해보면 폭설도 반가웠다. 여운이 남았기 때문이다. - 눈보라 - 모리스 호텔 1- 어떤 고통은 지독한 평정심을 요구한다. - 흰 - 모리스 호텔 282020. oct.
하나의 길고긴 모험담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 아주 먼길을 떠나와 한참을 같이 걸은 기분이 되었다.그 동적인 에너지는 어쩌면 익히 알게 된? 시인의 목소리의 힘일 수도 있겠다.<스타일>이라는 시, 인생같다 생각된다.시작에 관한 이야기 일 수도,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 일 수도.- 나와 너는 거의 모든 관계,아무리 의심해도섣불리 숨길 수 없었다. - 시인의 말- 한스는 어떤 현상이나 경향이 되고 싶었습니다.스타일이나 수수께끼로 남고 싶었습니다. - 한스 중- 순간이 도래하기까지우리는 불길하다 - 발생하려는 경향 중- 세상은 너무 대놓고 의욕적인거 아닌가요? - 신경쇠약 직전의 남자 중2020. sep.
경이롭고 두려운 마음으로 한편 한편 쓰고 있다는 황정은 작가.그래서 매번 새롭게 책을 펼칠 때마다 경이로운 마음이 드나보다.담백하게, 겉에 뿌옇게 덮여있는 허상들을 걷어내고 후후 잘 불어 본질을 잘 드러내 보이는 것.그게 건조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조금은 쓸쓸하고 가슴이 뻐근하게되는 그런 이야기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여기서 - 친필 서명.- 마지막으로 인사하라고 권하는 엄마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면 누구라도 마음이 아팠을 거라고, 언제나 다만 그거였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 44, 파묘.- 그는 그냥...... 그 사람은 그냥, 생각을 덜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 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 70, 하고 싶은 말.- 살아보니 정말이지 그게 진리였다. 현명하고 덜 서글픈 쪽을 향한 진리.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 - 82, 하고 싶은 말.2020. sep.
언제나. 늘. 황정은.치열하게 쓴 글을 치열하게 읽게 된다.- 이윽고 모든 것이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항상 오가던 길 위에서, 중단되었다. 그런데 그것은 무엇의 결과일까...... 무엇의, 결과이기는 한 걸까. - 28, 웃는 남자- 죽음과는 얇은 금속판 한겹만을 남겨둔 채 체공하고 있었지만, 그는 분명히 환멸의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어요. 그는 그것을 가지게 된 거죠. 탈출의 경험을. 내게는 그것이 없어. 나는 내 환멸로부터 탈출하여 향해 갈 곳도 없는데요. - 81- 전간기와 2차대전 이후의 예술가들에게 관심이 많았어. 더는 근본도 없고 존나 바닥도 없던 시대에 혁명적 예술가들이 그것을 음...... 그 존나 없음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되게 궁금했거든...... - 85- 비상한 일이 벌어지는 때...... 라는 것이 따로 있을까? 그것이 따로 있다면, 이렇게 끝날 조짐도 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 이어지고 있다. 조짐도 무엇도 없이 이것은 이렇게 이어진다. 박조배는 금방이라도 세계가 망할 것처럼 이야기했으나 d는 의아했다. 망한다고? 왜 망해. 내내 이어질 것이다. 더는 아름답지 않고 솔직하지도 않은. 삶이. 거기엔 망함 조차 없고...... - 94- 잔혹한 광경이었다. 보잘것 없고 혐오스러웠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얼마나 아름다울까. - 972020. s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