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본인의 입으로 말했듯,웬놈의 시가 땔나무꾼 장작 패듯 그렇게 우악스럽고 그렇게 사납냐고...(시의 요람 시의 무덤 중)결국 감옥안에 남는 것들은 개털들 뿐이라고(개털들 중)일생을 단 하나의 주제만으로 골몰하던 시인의 시들은 변하지 않은 세상을 부끄럽게 여기게 한다.불이 아니면 안된다고 자못피대를 올리는 녀석들이 있다놈들을 조심하라 그들은 적당한아주 적당한 간격을 두고불 앞에서 불과 타협한다 - 불 중.오늘밤과 같이눈앞이 캄캄한 밤에는 시라도 써야겠다쌓이고 맺힌 서러움주먹으로 터지는 네 분노를 위하여고이고 고인 답답함가슴으로 터지는 네 사랑을 위하여차마 바로는 보지 못하고밥상 너머로 훔쳐보아야만 했던내 눈 속 네 얼굴을 위하여시라도 써야겠다그 알량한 시라도 써야겠다오늘밤과 같이눈앞이 아찔한 밤에는 - 아우를 위하여 중.오늘도 나는 어느 집회에 가야한다가서 세상이 한번 뒤집히기를 요구하는 사람들 앞에 서서목소리를 높여 시를 읽고 말을 하고돌아오는 길에 쓰디쓴 입맛을 다셔야 할 것이다사물의 핵심을 찌르지 않고 비껴가는 내 시와 말이 비겁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면서나도 한때 핵심을 비껴가는 시를 쓰고 말을 하고 다니는 사람을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본 적이 있었음을 떠올리면서 - 길 중.2017. Feb.
인생이 저물기를 기원하는 사람.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탸는 그런 사람으로 보였다. 35년간의 반복적이고 폐쇄적이고 소멸에 가까울 수 밖에 없는 작업을 하면서 그는 정신적으로 교양있는(?) 사람이 되어갔지만, 동시에 현실에 머무는 육신은 지우는 일을 해온 것이 아닐까 싶다.은퇴를 하면 자신의 폐지 압축기를 사들여 자신의 공간에 압축기와 함께 머무는 꿈을 꾸었다고는 하지만, 그럴 수 없으리라는 것을 어쩌면 직감하고 있었을 것이라고.무척이나 지적인 철학을 지녔으나 더럽고 비루한 육신을 가진 한탸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해야 할까.읽는 내내 고민했고, 다 읽은 후에도 결론은 나지 않았다.가벼운 볼륨의 책이지만 한번 읽는 것으론 부족한것 같다. 다시 읽어보면 조금 더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플래그를 덕지덕지 붙이며 읽었으나, 재독을 위해 더 긴 글은 쓰지 않겠다.보후밀 흐라발이라는 이름이 입에 붙지 않아, 보리밭보리밭이라고 부른 것도 (작가에게) 사과한다.2017. Feb.
잠시 옆에 와 앉아있다가 멀어져가버린 시. 언제부터 멀어진건지는 모르겠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다른 생각에 빠져 버린 것 같다.먼 것, 멀어져 간 것, 그래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것, 그건 없는 것이다. 없는 것인 줄 알면서 그걸 믿지 못하는 날들. - 작가의 말.2017. Feb.
붉은 하늘은 별로 내게 마음이 없다새들이 시끄럽게 저녁 둥지에 깃들고그들도 내게는 마음이 없다누군가 지금 나를 오라고 한다면,마음을 준다면?나는 그에게 갈까?뜨거운 마음의 끝은 차가워나는 그냥 간다 - 서천으로 3 중.
조금 옛날 탐정.일본식 년도 표기는 쇼와든 뭐든 들어도 잘 기억 안나고.대충 묘사하는 사회 분위기로 짐작컨데 아마 80년대 무렵 아닐까 한다.단편들인데, 딱히 탐정의 능력이 발휘될 여지도 없는 술술 풀리는? 사건들이어서 김은 좀 샌다.어쨌든 다 읽었다.2017. F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