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나는 강물이었다
이학준 지음 / 별빛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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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만가만 돌아보는 삶.

경주의 정취는 좋았지만, 그 외에는 낯선 기분이 들었다. 왤까?

2019.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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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와이프
메그 월리처 지음, 심혜경 옮김 / 뮤진트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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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복장 터지는 아내의 헌신기.

헌신하는 아내가 주인공이 되었고, 그것은 너무 세상의 보편이라 놀랄 만한 지점이 없다.
댓가를 제대로 치르지도 않는 문인 남편을 보며, 애초에 이 이야기에 뭘 기대할 수 있나 싶은 생각만 든다.

열등감, 질시, 억울함 같은 감정들만 쌓여가고 그 감정으로 인해 세상 모두를 적대시하는 마음만 남게 되는 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꽤 자주 불합리하고 어리석어 현상의 선, 후를 섞으려 한다.
자신의 어리숙한 선택을 그럴싸했던 선택인냥 스스로를 속이려는 행위들은 처연하고 안타까울 뿐.
애초에 시작을 말았어야 할 거짓말. 이라고.

- 모두에게는 아내가 필요하다. 심지어 아내들도 아내가 필요하다. 아내들은 돌보고, 그들은 날아다닌다. -328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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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Person (Hardcover) - Storys
Kristen Roupenian / Aufbau-Verlag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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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비채에서 출간 예정인 캣퍼슨의 가제본을 받아 읽을 기회가 생겼다.

트위터에서 작년인가.. 어떤 이가 정말 재밌는 글이라며 직접 번역해 올린 글로 처음 접했는데, 여성 서사에 대한 시대의 요구에 잘 부합하는 글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여성의 이야기임은 물론이고, 현대인의 감정 - 소모와 불안과 망상 - 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 솔직히 읽고나서 뒷맛이 개운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동시대의 다른 나라 여성이 체감하고 있는 불안에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의도가 분명한 글쓰기를 하고 있어 놀라운 반전 같은 것은 없지만, 그래도 결말에 이르게 되면, 최소한 이러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산산히 조각나기 마련인 단편들.

작가 자신도 ‘평생에 걸쳐 줄곧 느껴왔으면서도 결코 뭐라 이름 붙일 수 없던 감정’이라고 말하는 인물들의 내면은 사실 정신의학적인 어떤 명칭은 분명히 존재하는 현대인에게 만연한 정신 문제이고, 특히 여성으로서 그런 경험과 감정의 자각들은 절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드는 주문, 저주, 오히려 축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표제작인 <캣퍼슨>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해부학상 큰 의미도 없는 처녀성에 대한 우려, 관계의 진전에 따른 선택의 두려움,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불신, 실패가 불러올 불명예에 대한 공포 같은 것 말이다.
여성으로 살면서 이것들 중 단 하나의 고민도 해본적이 없다면 거짓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남성은 이 중 어떤 것들을 느낄까.

<한밤에 달리는 사람>은 사소한 경멸과 비존중에도 못 견뎌하는 1세계 백인 남성의 이야기인지, 외부인에 대한 배척과 폭력이 일상적인 폐쇄 공동체의 이야기인지, 중심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거울, 양동이, 오래된 넓적다리 뼈> 의 우화 속 공주는 구혼자를 거부하는 것조차도 비난 받으며 스스로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데 압박을 받는 여성으로 등장하는데, 이것은 현실의 수많은 똑똑하고 가능성과 능력이 충분한 여성들의 또 다른 모습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악해져야 온전한 ‘나’로 살 수 있는 여성에 대한 조명이다.

모든 단편이 재밌었으나, 특히 위의 세 단편이 좋았다.

비정상성에 대해 조금만 생각하다보면 도출되는 인물들의 부조리한 우화이면서 극도의 현실성이 부여되어 보편성을 획득한 글들이다.



- 내가 세상을 향해, “누구 이런 감정 가져본 적 있나요?”하고 물었더니 세상이 귀가 먹먹할 만큼 큰소리로, “있어요!” 하고 대답한 것 같았다. - 11, 한국 독자에게

- 이 세상에는 고양이 소리를 내면서 뒤따라오는 것보다 훨씬 나쁜일들도 있어요. 당신한테 힘든 일이 있다고 해서 사람이 웃지도 못해요? - 135, 한밤에 달리는 사람 중

2019. 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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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윤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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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서퍼라는 잡지를 한 권 읽었다. 제호가 ‘부동산이 삶을 지배하는 사회’였다.

특별한 경제적 고저없이 살아온때문인지 이래도 저래도 삶은 연속되는것이라는 나이브한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는데,
여튼 최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겪으며 세상은 흐릉한 자세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자각을 좀 크게 했다.

평양도 이제 가시적 부동산 투자의 스팟이 될지도 모르는 시대를 살다보면, 어찌됐든 화해와 평화 무드라는게 올 때마다( 책을 읽은 그 때와 지금은 또 달라졌지만- 10월이다) 휴전선 근방의 부동산은 들썩이고, 서울의 집값은 내려가라 굿을 해도 그닥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부동산으로 삶을 구축한 앞선 세대의 교훈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일종의 모범사례라도 된 것일까.

평양의 땅이라는 이야기를 읽고나서 이런 잡스런 리뷰를 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단편들이다.

- 이 장래식이 착오일거라 믿는 입장에선 모든 게 낯설수록 좋았다. 모르는 사람들, 모르는 노래들, 모르는 이야기들, 그 안에서만 죽은 이가 나라는 사실이 흐려졌다. - 13, 양말들

- 2세를 낳지 않음으로 인해 멸종되는게 있다면 그건 전 인류가 아니라 연경이라는 개체였다. 그러니까 원장의 지구 어쩌고는 오지랖이었다. 연경이 혼자서 살다가 오롯이 죽겠다고 결정한 건 지구의 미래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 81, 오믈렛이 달리는 밤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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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가들
정영수 지음 / 창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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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심드렁하고, 타인을 신용하지 않으며 세상의 불합리에 분노하는 자기연민에 빠진 화자들이 등장한다.
어찌보면 성욕이 배제된 홍상수적 캐릭터, 다자이 오사무적 캐릭터 같기도 하지만 인간의 무쓸모함을 툭툭 내뱉는 방법으로는 나쁘지 않다.

어떤 특별한 사건이나 의미 없이 요상한 심드렁 흡인력이 있는 단편들이다.


-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언젠가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이다. 공부를 계속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정작 책장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았을 때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몰랐다. 언제나 그뒤엔 죽은 걸들이 있었으니까. 살아 있는 것들은 바깥에 있고 이 안에는 늘 죽은 것들이 있었다. - 13, 레바논의 밤

- 우리의 삶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상 모든 것이 우연이기 때문에 우연이라는 단어 자체가 정말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세상이 생겨난 이래 일어난 모든 일은 우연이다. 이 간결하고도 명백한 명제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 86, 여름의 궤적

- 우리는 이미 엎어져 이쓴 쓰레기통에, 그것도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는지도 몰라. - 121, 음악의 즐거움

- 내가 영화감독이나 건축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면 또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그런 진취적인 목표가 없었다. 그저 읽고 싶은 책이나 읽으며 굶어 죽지 않고 살아가는 게 나의 소망일 뿐이었다. - 142, 특히나 영원에 가까운 것들

- 나는 곧잘 지겨워하는 편인데 어느 정도냐면 벌써 인생에 질려버렸다. 사는 건 참 지긋지긋한 일이다, 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 작가의 말 중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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