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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밖의 모든 말들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노동의 자세, 라는 꼭지. 여러 생각이 들었다.
결국 뭐가 바뀌기는 하는걸까.. 아주 조금씩 바뀌겠지... 하는 체념과 일말의 기대.
요즘 한국 문학에 대한 열정적 사랑이 조금 식었음을 느낀다. 아니.. 요즘이랄 것도 아니지, 그런지 좀 된것 같다.
책도 잘 안 읽히고....
- 아픈 기억을 버리거나 덮지 않고 꼭 쥔 채 어른이 되고 마흔이 된 날들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프다고 손에서 놓았다면 나는 결국 지금보다 스스로를 더 미워하는 사람이 되었을테니까. 그리고 삶의 그늘과 그 밖을 구분할 힘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대개 현명하지 않은 방법으로 상처를 앓는 사람들이지만 그래서 안전해지기도 한다고 믿는다. 삶에 대해 예민한 감각을 갖게 될 것이고, 느끼게 될 것이다. 마음 먹게 될 것이며 결국 나가서 걸을 수 있을 것이다. - 5
- 소설이 이미 길의 지도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해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이들이 숨어서 읽고 쓰는 것이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에 틀어박혀 있는 나란 인간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게 느껴졌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책을 어쨌든 읽고 있고, 읽은 뒤에는 쓸 것이며, 그렇게 쓰고나면 어떤 성장이 가능할테니까. - 17
- 개인으로서의 나는 자본이 인간을 다루는 방식에 분노하고 저항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의 가장 냉엄한 기록물인 소설은 그러한 낙관의 결말을 쉽게 용인하지 않는다. 이는 나만이 아니라 현재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중요한 현실감각이다. 여기다 젠더문제가 끼어든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지는데, 그것은 노동과 자본, 상품이 만나는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삶이라니, 얼마나 총체적이고 근원적이며 불명확한 차원인가. - 73
- 무릇 문학이란, 작가란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혼란스러운 변화의 가운데에서도 그런 세계의 건재함에 예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세상 변화의 이면에 자리하는 허무와 그것의 무용함에 대해 마음속에 항상 간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식탁의 크기가 아니라 그 식탁에 모여 앉아 있는 이들의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그늘에 대해 말이다. - 216
2020. j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