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했다.조금은 산만하기도 하고.불안함이 연대로 감싸지고 빛으로 나아가는 좀 나이브 한 듯하지만그러나 불행으로 끝맺음 하기엔 희망은 늘 필요하니까.탄핵 가결의 순간의 묘사는 꽤 오랜 시간 이야기들 속의 한 장면으로 살아갈 것 같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원자로 만들어졌다고 말하지만 어느 작은 새가 내게 말하길 우리는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암흑 속에 발은 별이 총총 떠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밝음이라 부를 것인가, 어둠이라 부를 것인가. 그것은 누가 선택하는가. 선택이 가능하기는 한가. - 21- 사랑이 자연 발생하지 않는 노력의 산물이라면 미움은 노력과 무관하게 자연 발생했다. - 30- 미안해.상습적인 사과였다. 지철은 송기주가 동요할 때마다 무조건 사과했다. 지철은 모를 것이다. 언제부턴가 송기주가 지철에게서 제 마음을 온전히 이해받기를 깨끗이 포기해 버렸다는 사실을. 언제나 겁 많은 아내가 대견했던 이 남자는, 스스로 딸 바보임을 자랑스러워할 뿐인 이 남자는 딸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 곧바로 죽음의 공포를 떠올리는 엄마의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딸이 잘못되는 순간 엄마도 죽는다는 이 이중의 죽음에 관해 설명해 줘도 모를 것이다. 떠먹여 줘도 모를 것이다. 송기주의 분노가 지철에게로 향했다. 당장 차 문을 열고 인도도 없는 자동차 전용 도로 한복판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지철이 한껏 억누른, 그러나 짜증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한 어조로 말했다.그만큼 우리 딸이 결핍 없이 자랐다고 생각하자. 적어도 우리보다는 나은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고. - 142- 우주가 먼저 망원경 렌즈에 눈을 갖다 댔다. 잠시 후 우주가 한쪽 눈을 감은 채 나직이 속삭였다.와, 정말 하나는 푸르고 하나는 노래요. 두 개가 분명해요. 두 별이 서로를 돈다니 신기해요. 함께 춤을 추는 것처럼요.우주가 이렇게 말이 많은 아이였던가, 태지혜는 속으로 놀랐다. 우주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게 느껴졌다. 우주는 두 별의 춤을 목도하면서 누구를 떠올리고 있을까? 그게 누구든 태지혜는 우주가 영원히 말이 많고 눈동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눈웃음을 지으며 살아가길 오늘 처음 본 여름철 대삼각형을 향해 빌고 또 빌었다. - 209- 나도 그 친구들 잘 몰라. 만난 적도 별로 없고, 각자 다르고, 서로 낯설어. 그래서 친해.낯설어서 친한 사이라니. 우주는 그 말을 듣고 숙모와 동행하는 데 동의했다. - 2152025. sep.#여름철대삼각형 #이주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