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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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의 지역 축제 리뷰라니 읽기도 전부터 이 책속에는 온갖 종류의 한탄과 비웃음??이 넘실 될 것이 예상되었다.
지역 축제가 뭘 잘못해서라기 보다는, K적인 관료 행정이 만들어내는 잔치라는 것이 대부분 약간 한심스러운 면이 있기 때문에...
교조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감성으로 트랜드에 악착같이 편승하려는 어떤 고군분투의 지점 말이다.

역시 두 저자는 어째서.... 어쩌자고....의 마음으로, 그렇지만 본연의 목적을 위해 적극적인 참여를 스스로에게 독려하며 모든 의도와 결과를 선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그런 ˝어쩌다가, 이런 기확을 해서....˝라는 안쓰러움도 느껴질 찰나, 이 지역 축제라는 것은 K스러움이 어쩔수 없이 Korean의 어느 지점 감성을 건드리며 울림을 주기도 하는데, 그런 상반된 감정의 교차가 이 이야기들을 즐기게 되는 이유다.

만고에 쓸데 없어 매력적인 K-축제 레파토리. ㅋ
그러나 쓸데없는 돈 낭비로만 보이던 지역 축제가 왜 개최될 수밖에 없고 개최되어야 하는지 수도권 생활자는 이 글을 접하고서야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지역의 쇠퇴라는 심각한 지역 불균형과 축소과정 속에서 뭐라도 해보려는 뭐라도 안 할 수는 없는 현실에 대해 말이다.

그렇게 이해화 수긍의 과정을 겪게 되는 독서지만, 절대 불이해의 영역이 있는데, 그것은 ‘동물 축제‘다.
‘어떤 체험은 소중하지 않다‘라고 저자도 분명히 선을 긋는 그 지점, 생명경시에 대한 불편함.
‘살상의 경험‘이 전부인 기획은 이젠 좀 없어져야 마땅하지 않을까?
생명윤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이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진것은 약간의 위안이 되기도 한다.

- 하나의 장면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 황당(왜 저래?)과 납득(왜 저런지 알겠어!)이 엉켜들고, 수긍(저럴 수밖에 없겠네)과 반발(아무리 그래도 저건 좀!)과 포기(그러든지......)와 응원(이왕 이렇게 된 거!)이 버무려졌다. 이토록 산란했던 마음에 마주하는 마음까지, 잘 전달되기를 바랄 뿐이다. - 8

-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오가 얼마나 긴가 싶어 후미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끄트머리에 다다랐을 즈음, 우리는 보았다. 모퉁이에서 함성을 내지르며 행렬 끝에 합류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또 조금 후에는 편의점 앞에서 합류하는 학생들을, 또 이어서 합류하는 농악대와 주민들을. 그 순간 우리 마음에 일어난 작은 동요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이미 수차례 읽은 책 같은 풍경이었다. ‘이곳 저곳에서 의병이 일어났다.‘라는 한 문장이면 끝나는 뻔한 이야기. 하지만 ‘이 곳‘ 안에도 또 ‘이곳저곳‘이 있었다. -78

- K에게서 늘 배우는 교훈은 일관되게 일관성이 없으면 일관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K에게 가장 아쉬운 점이면서 동시에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어떤 힘이기도 한. ‘이렇게 까지‘를 통해 가닿는 K-뚝심. - 104

2021.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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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0-13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연재 때 읽었는데 왕인 축제랑 괴식 축제,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생각나요. 어린이들이 집중해서 즐기는 거랑 지역 주민들이 신나하는 장면들도요.
체험과 축제로 살상을 하는 행사는 정말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

hellas 2021-10-13 13:32   좋아요 1 | URL
저는 의병축제 꼭 한번 보고 싶어졌어요. 뭉클할것 같아요. 읽으면서도 그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