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욕망공화국 - 어느 청년백수의 날카로운 사회비평서
신승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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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책을 선택할 때, 제목을 가장 우선시한다.
제목에는 그 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들이 집약되어 있거나, 혹은 그 대상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명확하게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 <대한민국 욕망공화국>이라는 책을 접할 때도 그런 선택의 기준이 작용했다.
<어느 백수 청년의 날카로운 사회비평서>라는 부제 역시 그 한몫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덮은 지금은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나와 비슷한 시절에 태어나서 여러가지 비슷한 사회적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차이점이라면 나는 우리 사회가 가리키는 방향을 그대로 충실히 따라서 생활한 편이고 저자는 그 이면의 경험을 다양하게 한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의 차이도 그 경험의 종류를 다르게 하는 큰 이유가 되겠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면서 실은 짱돌과 최루탄의 변증법적 관계를 연구하고 - 이부분은 우리세대들은 대부분이 그랬다. - 졸업 후에는 스스로 은둔을 선택해서 수많은 게임을 섭렵했다고 나와있다.
본문에서도 여러번 언급되었듯이 작가는 온라인 게임과 화상 채팅, 만화책, 판타지 소설등 우리 사회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모든 아이템들을 다 경험한 듯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한동안 일하고 한동안은 백수로 지내는 경험도 저자가 자유로운 사고와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인 듯하다.
혹시 PC방에서 며칠 간 게임을 하거나, 방안의 은둔형 외톨이의 경험은 없는지 궁금해진다.

저자가 우리에게 분석해 주는 36개의 이슈들은 현재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짚어내고 있다. 백수, 연예인에 대한 열광, 대마초, 노출, 고시생 열풍, 온라인 게임, 국제 결혼, 붉은 악마, 모텔, 블로그, 이종격투기, 화상 채팅, 디카, 메신저, 휴대폰, 돈, 얼짱, 로또, 소리바다, 노래방과 비디오방, 명품, 영화, 야동, 연상연하 커플, 폐인, 판타지 소설, 종교, 홈쇼핑, 패러디, 애완동물, 동성애, 인라인, 영어몰입 교육, 땅사랑, 과로 내각등 그 범위나 방향도 다양하다.
사실, 이 하나하나의 이슈들은 짤막한 지면으로 분석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어쩐지 일정한 방향이 없이 이것저것 모두 아우르는 느낌이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정치분야는 일부러 매단 듯한 사족의 느낌이었다.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현상들을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는 이 책은 실은 읽기엔 좀 불편했다.
모든 것을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작가의 논조에 쉽게 동화되기도 어려웠고, 대부분의 현상들을 성과 관련시키는 것도 썩 내키지는 않았다.
인간이라는 것이 꼭 그렇게 단편적이지는 않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을 <스놉>의 한 현상이라고 분석한 부분도 동의하기는 어렵다.
인간이 동물과 다름이 지적인 즐거움을 향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장이 뜻하는 의미보다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들을 선택한 것과 문장의 길이가 너무 길고 복잡해서 구조를 파악하고 읽기가 어려운 점도 이 책의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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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원으로 세계여행 - 영어 울렁증 상근이의 자급자족 세계 여행
정상근 지음 / 두리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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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의 꿈중에 "세계여행"은 누구나 한 번쯤은 적어 넣는 목록 중의 하나였다.
그 당시 우리는 "김찬삼의 세계여행"이라는 책을 얼마나 설레며 읽었는지 모른다.

신기한 나라, 이상한 것을 먹고 입는 사람들......
그 당시에는 외국 여행은 특별한 사람들이나 가는 곳이어서 더욱 그랬다.


나도 나의 꿈이 "세계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학창 시절에는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어렸으므로 나중에 내힘으로 돈을 벌면 가장 먼저 여행을 가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가끔씩 취미를 적는 경우가 필요하면 취미도 여행이었다.
게다가 해외여행까지 개방되고 나니 내 꿈을 실현할 날도 머지 않은 듯 싶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보니 너무나 걸림돌이 많았다.
취직을 했더니 시간이 없었고, 그 다음엔 아이들이 어렸다.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경제적으로 좀 무리를 하면 될 것 같을 땐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돌이켜 곰곰 생각해보니 나는 별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나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짐을 꾸리는 것이 참 싫었다.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야하거나 출장을 갈 때도 유난히 짐 꾸리기가 귀찮아서 꼭 전날 밤 늦게야 허둥지둥 가방을 챙기는 것을 보면 확실하다.
그렇게 허둥거리면서 나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한 장면을 꼭 떠올린다.
주인공 델마가 친구와 여행을 떠나기 전 가방을 못 꾸려서 서랍 속의 내용물을 한꺼번에 트렁크에 쏟던 장면말이다.
또 하나, 실은 이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낯선 곳에서의 저녁이 참 견디기 힘들다.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고 가 보지 않은 곳에 찾아가서 그 곳의 음식과 경치를 즐기면서도 나는 보라색 어둠이 슬금거리면서 밀려오고 그 도시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제 집으로 찾아들어가면 , 그 날의 내몸 누일 곳을 걱정하는 그 시간이 그렇게나 두렵고 싫다.
그래서 아무리 먼 곳도 마다않고 그 늦은 시간에도 내 집을 향해 돌아오기가 일쑤이다.
아마도 내가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데는 이런 까닭들이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 책 <80만원으로 세계 여행>의 저자 정상근씨는 참으로 마음과 몸이 모두 젊은 사람이다.
그는 단 돈 80만원으로 감히 세계 여행에 도전을 한다.
그의 용기의 원천은 젊음일 것이다.
어릴 때부터도 여행이 취미였다는 그는 한비야님이 말한 여행자의 조건 -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을 다 갖춘 사람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그는 잘 벌기까지 한다.
일단은 호주로 날아간 상근씨- 요즘 유행하는 이름이라서 -는 거기서 일자리를 찾는다.
외국 생활 경험도 쌓고 돈도 벌고 영어도 공부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렸달까?
하루에 세 가지의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세계 각국의 친구까지 사귄 그는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그 역시 여행을 하면서 하늘이 자신을 돕고있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수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한다.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에게 도움을 얻었다는 것은  그 역시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리 도움을 주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도에서 30만원으로 한 달을 지내면서 철학자의 나라가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생활 인도를 만나고 안나푸르나를 지척에 두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유럽의 물가를 몸소 체험하고 여행 중의 만나 친구들로부터 환대를 받으면서 그는 자신이 행운아임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저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해도 이렇게 가슴 설레는 사진들이 나오는 이 세상을 보면서 저자가 마구 부럽다.
이 세상은 이리도 크고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그에게 이런 큰 선물을 안겨 준 이는 다름아닌 바로 그 자신일 것이다.
어느 새 기성 세대가 되어서 배낭 여행은 힘들고 어쩌고 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못 했을까하는 아쉬움과 억울함도 느낀다.
이 젊은이의 무모한 용기가 내게까지 전염되는 것을 느낀다.
짐싸기가 아무리 귀찮아도, 아이들이 아무리 발목을 잡아도 한 번 가야하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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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들에게 주눅 든 내 아들을 지켜라 - 자신감 없고 의욕도 없는 우리 아들 '기 살리기' 프로젝트
레너드 삭스 지음, 김보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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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애들 어릴 때 아이들을 다 키운 선배들이 딸 키우다가 아들 키우면 몇 배는 더 힘들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그 때는 그저 아들은 장난이 심해서 그런 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딸 하나 키우고 이어서 아들 하나 더 키우다 보니 단지 그것뿐이 아니었다.


이미 네 살때부터 제 일은 제가 알아서 똑 부러지게 해 놓던 딸아이와는 달리 아들 녀석은 유치원 학부모 참관 수업부터 나를 당황하게 했다.
수업을 안 듣고 뒤에서 돌아다니지를 않나, 책상에 엎드려서 잠을 자지를 않나.
그야말로 부적응 그 자체였다.
집에서는 그런대로 말도 똑똑히 하고 심부름도 곧잘 하길래 누나 정도는 되나 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 때에서야 나는 선배들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를 조금씩 짐작할 수가 있었다.
이 녀석은 엄마의 손이 필요한 시간이 아직도 멀었던 것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준비물 다 챙기고 숙제 다 했다는 말을 들어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빼 먹은 것 투성이에 일껏 같이 챙겨놓으면 다음 날 아침에 안 들고 가는 일까지 비일비재하다.


우리 아들에 대한 의심을 푼 것은 다른 엄마들과의 대화를 통해서이기도 했고, 여러 책들을 통해서도 알게되었다.


그러나, 이 책 <알파걸들에게 주눅든 내 아들을 지켜라>를 읽으면서 그야말로 내 아들의 상태를 환하게 이해하는 해답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미국의 가정의학과 의사인 저자는 점점 의욕없고 나약해져만 가는 미국 소년, 청년, 젊은이들의 모습을 걱정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점점 더 똑똑해지는 딸들에 비해서 무기력해지고 무관심해지는 아들들의 모습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다섯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첫째, 여자아이들과 두뇌의 발달 과정과 단계가 다른 남자아이들은 지나친 조기 교육으로 인해서 학교와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된다는 점이다. 능력에 비해서 너무 일찍 시작된 공부는 남자 아이들을 지치게 하고 공부를 좋아하게 될 기회를 빼앗는다.
둘째는 비디오 게임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는 점이다.  비디오게임은 아이들을 현실 세계와 유리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셋째는 ADHD를 의심하는 의사들과 교사들, 그리고 부모들에 의한 지나친 약물투여가 그 원인의 하나가 된다고 한다.
네번째는 우리도 그 심각한 위험성을 알고 있는 환경호르몬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이 환경호르몬은 두뇌의 특정부분에 작용하여 아이들이 욕구는 느끼나 그것을 해결할 의욕을 못 느끼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ADHD 치료 약물을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경우와 유사하다고 한다. 게다가 이 환경호르몬은 남자아이들의 생식 능력마저도 저하시켜서 그야말로 인류의 존속 여부가 우려된다.
마지막은 진정한 남성다움의 역할 모델이 점점 사라지고 있고, 청소년들이 성인기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남자다움을 그리고 남자의 역할을 교육할 기회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례들과 연구 결과를 보면서 내가 생각하고 걱정했던 부분들의 원인도 일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아들을 좀 더 잘 관찰하고 바르게 교육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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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강사로 10억 벌기 - 스타 강사들이 직접 공개하는 10억 벌기 비법
신진상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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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한 지도 십년 하고도 수년이 지나서 이젠 어디가도 이야기 한 자락 정도는 할만한 경험을 얻었다..
요즘엔 교사들의 봉급 수준도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 우리 선배들은 자기 아이들 가르치기도 힘들 정도로 빠듯한 살림을 할 수 밖엔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요즘 세상엔 그 안전성을 이야기하면서 교사가 인기 직종이 되었다니 참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다가 할 거 없으면 선생이라도 한다는 말이 있던 세상에 말이다.
선생이라고 쉬운 것은 아니다. 아이들 가르치는 일만 한다면야 얼마나 재미질까?
그러나, 각종 업무 철리를 하다보면 오히려 교재 연구에 소홀해지기까지도 한다.
거기다가 학부모들과 상담에 동료 교사들과도 잘 지내야지. 아이들 하나하나 개별 상담까지 하노라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선생*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 우리에게도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계셨고, 그 어려운 중에도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수학 여행을 보내 주시고 도시락을 나눠주시던 그런 선생님들이 계셨다.
누구에게나 마음 깊은 곳에 한 분씩은 그리운 선생님을 품고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많은 젊은이들이 교사의 길을 가고자한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런 내게 이 책 <스타 강사로 10억 벌기>는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어떤 내용의 책일지는 이미 읽기 전에 짐작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이를 키우는 나 역시도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어떤 강사들이 잘 가르치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거기다가 강의 노하우라도 하나 얻어걸릴까 하는 얄팍한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였다.
이 책은 지금 현재 강남에서 혹은 인강(인터넷 강의)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스타 강사 13명의 성공히스토리와 그들의 성공 비결을 인터뷰한 내용을 싣고 있다.
그리고 인터뷰 한 후의 저자의 후기와 함께 "명강사로 살아남기"와 "학원가에서 살아남기"라는 꼭지를 달아서 가의 기법과 학원에서의 처세를 가르치고 있다.
학원가에서 살아남으려면 학원가의 은어를 알아야한다는데, "1타"라는 말을 나는 여기서 처음 들었다.
"1타"란 개설되는 강의가 가장 먼저 마감되는 사람을 뜻하는 은어라고 한다. 아마 가장 인기 있는 강사를 뜻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강의와 돈을 결부시키는 데 나는 영 서툰가 보다.
강사들의 한달 수입이 얼마이고 연봉이 십 몇억이고 하는 표현들이 와 닿지를 않고 겉도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내가 세상을 읽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아직도 스타 강사보다는 선생님이고 싶다.

혹시 장차 학원 강사나 과외 강사를 하고 싶거나 학원을 경영하고픈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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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
달시 웨이크필드 지음, 강미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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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사진은 아름다운 발의 모습이다.

발이 생긴 것이 아름답다는 것이 아니고 나는 듯 달리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진이다.

아마도 달시의 짧은 인생에서 이렇게 행복한 달리기는 없었을 것이다.

마치 물 위를 걷듯이 아무런 고통도 없이 넘어지지 않고 달리는 그녀의 얼굴은 행복으로 가득할 것이다.

이 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는 서른 셋의 나이에 ALS(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선고 받고 2년 후 죽음을 맞은 달시의 2년 간의 독백이다.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하이킹과 달리기가 취미인 활동적인 달시의 소망은 엄마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졌다.

움직이지 않으면 덜 할 것 같아서 다리를 보호하려고 쉬기도 하고 스트레칭을 하기도 했지만 날이 갈수록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이미 한참 전부터 병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달시는 자신이 병에 걸렸으리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 역시도 지금 병과 함께하는 환자이다. 날마다 약을 먹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서 상담과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나는 내가 아프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참 많은 시간과 비용을 고통과 함께 써 버렸다.

왜냐하면 나는 몸에 병이 들기엔 너무 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시는 그 때의 내 나이보다 더 젊었으며 늘 몸관리를 하고 운동을 하는 사람이었기에 더욱 그러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남은 생의 2년 동안 달시는 충분히 스스로를 행복하게 했다.

그녀의 병을 먼저 눈치채고 진찰을 받게 한 스티브는 젊은 나이에 병에 걸린 불행한 그녀에게 신이 주는 위로였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병이 불치이고 곧 죽게된다는 것을 앎에도 스티브는 달시와 결혼하고 함께 살려고 대륙을 건너서 그녀에게 왔다.

그리고 그녀의 남은 생을 지켜준다.

게다가 달시는 평생의 소원인 아기 엄마가 된다.

 

달시는 투병 생활 2년 내내 행복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아프고 힘들고 스스로가 점점 죽어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아기를 갖고 그 아기를 지키려 노력하고 스티브에게 가족들에게 행복과 감사를 전한다.

달시 스스로의 그런 노력이 남은 짧은 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달시는 내게도 깊은 교훈을 준다.

때때로 한밤중에 고통 속에서 깨어날 때, 내일의 컨디션을 미리 짐작하기 어려울 때 나는 깊은 우울에 빠지곤 한다.

그리고 그런 나의 모습에 가족들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느낀다.

나의 병이 나와 평생 함께 할 것이라면 그저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달시의 행복바이러스가 내게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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