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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
달시 웨이크필드 지음, 강미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표지의 사진은 아름다운 발의 모습이다.
발이 생긴 것이 아름답다는 것이 아니고 나는 듯 달리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진이다.
아마도 달시의 짧은 인생에서 이렇게 행복한 달리기는 없었을 것이다.
마치 물 위를 걷듯이 아무런 고통도 없이 넘어지지 않고 달리는 그녀의 얼굴은 행복으로 가득할 것이다.
이 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는 서른 셋의 나이에 ALS(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선고 받고 2년 후 죽음을 맞은 달시의 2년 간의 독백이다.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하이킹과 달리기가 취미인 활동적인 달시의 소망은 엄마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졌다.
움직이지 않으면 덜 할 것 같아서 다리를 보호하려고 쉬기도 하고 스트레칭을 하기도 했지만 날이 갈수록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이미 한참 전부터 병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달시는 자신이 병에 걸렸으리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 역시도 지금 병과 함께하는 환자이다. 날마다 약을 먹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서 상담과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나는 내가 아프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참 많은 시간과 비용을 고통과 함께 써 버렸다.
왜냐하면 나는 몸에 병이 들기엔 너무 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시는 그 때의 내 나이보다 더 젊었으며 늘 몸관리를 하고 운동을 하는 사람이었기에 더욱 그러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남은 생의 2년 동안 달시는 충분히 스스로를 행복하게 했다.
그녀의 병을 먼저 눈치채고 진찰을 받게 한 스티브는 젊은 나이에 병에 걸린 불행한 그녀에게 신이 주는 위로였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병이 불치이고 곧 죽게된다는 것을 앎에도 스티브는 달시와 결혼하고 함께 살려고 대륙을 건너서 그녀에게 왔다.
그리고 그녀의 남은 생을 지켜준다.
게다가 달시는 평생의 소원인 아기 엄마가 된다.
달시는 투병 생활 2년 내내 행복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아프고 힘들고 스스로가 점점 죽어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아기를 갖고 그 아기를 지키려 노력하고 스티브에게 가족들에게 행복과 감사를 전한다.
달시 스스로의 그런 노력이 남은 짧은 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달시는 내게도 깊은 교훈을 준다.
때때로 한밤중에 고통 속에서 깨어날 때, 내일의 컨디션을 미리 짐작하기 어려울 때 나는 깊은 우울에 빠지곤 한다.
그리고 그런 나의 모습에 가족들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느낀다.
나의 병이 나와 평생 함께 할 것이라면 그저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달시의 행복바이러스가 내게도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