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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즐거움 - 삶에 지친 이 시대의 지적 노동자에게 들려주는 앤솔러지
필립 길버트 해머튼 지음, 김욱현 외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만나게 될 때 가슴이 두근거렸다.
인간이 갖는 다양한 즐거움 중에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의 즐거운 교감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알게 때문이다.
아무리 어여쁜 사람도, 아무리 인격이 훌륭한 사람도, 아무리 부와 명예가 높은 사람일지라도 나와 비슷한 지적 관심이 없다면 잠깐의 즐거운 만남은 가능할지라도 긴 시간 즐거움을 함께 하기는 어렵다.
오랜 세월 두고두고 멀리 있어도 가까운 이라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는 법이다.
나와 같은 책을 읽은 사람,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사람을 우리는 지음(知音)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어떤 지적인 즐거움을 깨닫게 될 것인가 두근거렸나보다.
나의 지성이 부족하므로 영구의 신사인 저자의 지성을 배우고 싶었다.
삶과 사람과 우주와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후학들에게 주는 따끔한 충고들을 기대했었다.
"지적 탐구가 지닌 매력의 비밀은 여기에 있습니다. 조금씩 우주 영원의 진리를 탐구해 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확고한 신뢰를 품게 되면 알려지지 않은 것, 혹은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을 지배하고 있는 신의 법칙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품게 되는 지적 탐구가 지닌 매력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을까요
해머튼 서문 중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총 10파트로 나우어 지적인 삶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지적 생활에서의 육체적 기반에서는 건강의 중요성에 대하여, 지적 생활에 있어서 정신적 기반에서는 학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지적 삶에 있어서의 시간에서는 학문 연구를 위한 시간 확보의 어려움에 대하여 자신의 경험을 들어서 편지 형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지적인 삶에서의 금전의 필요성과 그것에 대한 자세, 지적인 삶에 있어서의 결혼에서는 저자의 결혼에 대한 생각과 여성에 대한 가치관을 엿보았다. 물론 모두다 공감이 갈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와 나는 살아가는 시대와 환경이 너무 다르지 않은가.
이 이외에도 교제와 고독, 지적 즐거움, 그리고 직업과 주저 환경까지 저자가 다루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었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것은 19세기의 영국식 지적인 삶이다. 현대와는 많이 다른 고루한 생각들이 곳곳에 포진하여 나의 신경을 자극하기도 하고, 책을 계속 읽어나가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하였다. 게다가 이 책의 분량은 본문만 449쪽의 방대한 분량이다. 하루에 읽기에는 벅차서 파트를 나누어 여러 주에 걸쳐서 꼼꼼히 읽으면서 밑줄을 긋기도 하고 메모를 달기도 했다 그만큼 생각할 거리가 있는 책이었다. 그러나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었다. 아무래도 시대적 괴리가 너무 컸다.
그러나, 후학들에게 자적 생활의 소중한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방대한 지식과 삶에 대한 근면 성실한 태도와 가치관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큰 귀감이 된다.
"진실한 결혼이란 숲 속게 바짝 붙여서 심은 두 그루의 나무가 오랜 세월 조금씩 서로 바라보면서 성장해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본문 236쪽 지적인 삶에서의 결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