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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다이어리 2008 - Bon Voyage
김성신 지음 / 샘터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글 잘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 하나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엄청나게 읽었다는 것이다.
읽을거리가 없어서 국화빵을 사온 봉지까지 읽었다는 사람, 학교 도서관을 자기집 서재인 양 드나들었다는 사람들이 있다.
또 하나는 늘 글을 썼다는 것이다. 항상 무엇이나 기록하고 메모했다는 이야기들을 듣는다.
그래서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야한다는 옛날 그 중국 어른의 이야기가 진짜 참말이란 것을 안다.
글 쓰는 연습을 쉽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일기 쓰기이다.
어떤 아이들은 일기를 쓰려면 매일 똑같은 일만 일어나기 때문에 쓸게 없다고 한다거나, 또는 하루의 일과를 모조리 쓰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일기, 잘 쓴 일기란 하루의 사건 중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 하나만을 골라서 그것에 대한 깊은 생각이 곁들여지면 된다.
어린 시절에 이런 것을 알았더라면 그 긴 방학을 그렇게 괴롭게 보내지 않아도 좋았을 것을 ......
나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도 일기 쓰기가 가장 싫었다.
일기가 싫어서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렇게 기록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길었다. 그동안 그런대로 총기가 좋아서 특별히 메모를 남길 필요를 못 느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일고 있는 책이 언젠가 읽은 책인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갖고 있는 책을 또 사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탁상용 달력에 읽은 책의 제목을 써 넣는 것이었다.
한달 동안 읽은 책이 기록된 달력은 참 뿌듯했다.
그러다가 자꾸만 쓸 거리가 늘어났다.
그래서 다이어리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 얻었다.
날마다 일과 중 특별한 것, 꼭 기억해야할 전화번호, 혹은 입금할 계좌번호들이 읽은 책의 제목과 함께 적혀있는 다이어리는 이젠 너무나 소중한 재산이다.
지나간 일년을 돌아보고 내년을 계획한다.
다이어리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 이젠 3년 째 올해는 너무나 특별한 다이어리를 선물 받았다.
바로 <악몽 다이어리> 제목이 악몽이라서 어째 이상하지 않은가?
악몽은 樂夢 이다. 그야말로 즐거운 꿈이다. 책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로 핸드백에 쏘옥 들어간다.
월간 계획이 있어서 한달의 일정을 계획하고, 양쪽으로 펼쳐지는 한 장이 한 주일이다.
너무 넓어서 휑하지도 않고 너무 좁아서 깨알같이 쓸 필요도 없다. 게다가 깔끔한 디자인, 예쁜 캐릭터, 맨 뒷쪽의 메모지는 읽을 책의 목록으로 채우고 싶게 커피빛이다.
누구에게나 잘아하고 싶은 다이어리이다. 주변에 탐내는 사람들이 많다.
다양한 모양의 스티커와 꼭 어울리는 상자까지 내 맘에 쏙 든다. 소녀시절 이후로 이런 예쁜 물건을 나만을 위해서 마련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 작은 책 속에 나의 2009년을 담을 생각으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