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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 - 못생긴 나에게 안녕을 ㅣ 어글리 시리즈 1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아름다움은 권력이라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예쁘고 성격이 나쁜 여자와 성격 좋은 여자 중에서 택하라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예쁜 여자를 선택한다. 예쁜 여자가 성질을 부리는 것은 참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 나라가 다이어트에 성형에 열중하는 것을 보면 과연 미모가 중요하긴 한가보다.
그러나 우리가 사람을 만나고 가까워질 때 상대의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언제까지일까? 우리는 가족들을 사랑하지만, 그들이 미남미녀여서 사랑하는 것은 아니잖는가 말이다. 상대의 말, 상대의 생각과 행동이 그의 외모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찾아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모에 연연하는 우리의 모습은 불완전하기에 사랑스런 인간이다.
이 책 <어글리>의 주인공은 하이테크 시대를 살아가는 한 소녀 탤리다. 탤리는 어서 16살이 되기를 기원한다. 16살이 되면 전신 성형 수술을 받고 예쁜이가 되어서 날마다 멋지고 즐거운 일들만 하면서 지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짝 친구 패리스가 먼저 예쁜이가 된 후로 탤리는 외롭기까지 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친구 셰어와 함께 도시의 외곽으로 모험을 다니던 중 성형을 거부하고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스모크’라는 곳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도시를 지배하는 특수상황국에서는 탤리에게 예뻐지고 싶거든 셰어를 찾아가서 ‘스모크’의 위치를 특수상황국에 알리도록 시킨다. 셰어가 남긴 쪽지의 수수께끼를 풀면서 황무지를 지나 ‘스모크’에 당도한 탤리는 점점 그 곳을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이 떠나온 도시의 무서운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못난이라고 불렀던 이들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을 갖는다.
이 책은 조지오웰의 <1984년>을 떠올리게 한다. 거대한 힘이 지배하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철저한 지배와 통제를 받으며 살아간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감시하는 그 곳이 바로 탤리의 도시인 것이다. 특수상황국에서는 도시민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구실로 예쁜 바보를 만들어 놓는다. 예쁜 그들은 늘 아름다운 옷과 멋진 파티를 즐기며 그저 행복하면 된다. 도시는 특수상황국에서 통제하는 대로 움직이고 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궁금해하거나 의심하지도 않는 것이다.
아직은 시작인 이 책, 곧이어 그 후편이 나온다고 한다. 탤리는 자신이 망쳐버린 ‘스모크’를 재건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실험 대상을 바치기로 하고 도시로 돌아온다. 예뻐진 탤리는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까? 데이비드와 크로이, 그리고 ‘스모크’를 기억하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