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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s Cartoon Grammar- 하 - 초등학생을 위한 가장 재미있는 문법책
Daniel E. Hamlin 외 지음, 옥문성 그림 / 박마곰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하도 오랫만에 영어가 주(主)인 책을 보니 정신이 다 어질어질하다.
학창 시절에도 문법은 왜 그리 안되는지 주구장창 내 속을 썩이던 영어였다.
그놈의 가정법은 왜 그리 헷갈리기만하던지
"미국애들은 이걸 다 이해하고 쓰나?"
의심하기도 많이 했다. 하긴 우리나라말 쓸 때 언제 문법에 맞춰서 말하나?
지금도 영화를 보거나 가끔 미국 드라마나 쇼를 보면서 영어에 대한 아쉬움과 갈증을 느낀다.
특히 독일 사람들이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걸 보면 갑자기 화가 나기도 한다.
조금만 더 하면 대충은 들리지도 모르는데- 밑에 자막이 나오므로 가능함-, 예전엔 어학원도 다니고 에세이도 쓰면서 깝죽거리기도 했는데 이 영어란 것이 아이들이 크면서 물어볼 때 쯤엔 왜 다 까먹어지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 때 영어공부를 좀 열심히 했더라면 지금쯤 내 아이에게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영어를 가르쳐줄 수 있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그것이 부국강병의 길이거늘...... 본의 아니게 국가에 누를 끼친 인간이 된 것이다.
한 땐 나도
"우리 부모는 날 왜 이런 좁은 땅에서 낳았을까? 미국 가서 낳았더라면 영어공부하느라 이 고생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미국에선 거지도 양식 먹고 영어를 쓴다잖은가?"
이런 쓰잘떼기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 내 아이라고 안 그럴 것인가?
지금 한창 공부를 해야하는 나이인 우리 아이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문법이다.
물론 어른들도 이 부분은 좀 어려워하는 걸로 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Soli's Cartoon Grammar>는 특별하다.
첫째, 단어를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기억하게 한다.
예를 들면 손을 그리고 각 손가락의 이름을 화살표로 나열한다.
다들 이미 알고 잇는 사실이지만 문자 기억보다는 영상 기억이 더욱 오래간다.
둘째, 이것도 위와 같은 맥락에서 사건의 상황을 적절한 화면으로 묘사하여 기억의 장기화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상황에 맞게 어휘를 선택하고 그것을 문장에 즉시 응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넷째, 실제 상황에서 만날 수 있는 구체적 상황 묘사로 실감을 준다.
마지막 다섯째, 문장의 논리적 확장 구조를 잘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There is a gigantic statue in the middle of the station square with beautiful buildings around it. The statue is big. it is bigger than buildings. It is the biggest thing in the city.
본문 17쪽
이 문장ㅇ서는 몇 개의 이어진 문장 안에서 형용사의 비교급과 최상급을 동시에 이해하고 그 용례를 알 수 있게 한다.
big - bigger - biggest.
그리고 비교급엔 than 을 최상급엔 the를 붙여야함을 우리는 금새 이해한다.
내용이나 단어들의 분량으로 보아서 초등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조금 의문스럽다.
그러나, 이런 흥미잇는 교재로는 누구나 좀더 쉽게 영어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요즘 애들은 우리말 문법이 더 어렵다고들한다. 물론 영문법보다 시간을 덜 투자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한국말은 읽고 쓸 줄만 알면 되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걸 공부해야하는지 의문을 갖는 아이도 있다. 심지어 영어는 2000년이 된 언어이고 (에라 이 무식한 인간아 라고 해 주었다.) 한글은 500년 밖에 안 되었지않느냐는 질문도 들어봤다.
영어만 잘 하면 한국말 따윈 상관없다는 생각까지 하는가보다.
그러나 만고의 진리는 제 나라말을 잘하는 사람이 딴 나라말도 잘 한다.
우리말 문법도 이렇게 쉽게 공부할 수 있는 교재가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만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