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을 보내주세요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간절히 필요한 순간, 두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지적 유희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정란 옮김 / 예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최근 몇 개월동안 책을 거의 읽지 못하고 있다. 늘 읽어야할 책들의 더미에 치여서 몸이 피해다녀야 하는 것이 나의 일상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책을 사 나르는 것이 취미였는데, 마음이 산란한 어떤 일이 생기니 책을 읽어도 그저 글자를 읽는 수준이고 한참을 읽고 나서도 무슨 말인지 정리가 안 되는 일도 일어났다. 그러니 리뷰를 쓰는 것은 더욱 먼 나라 일이다. 이젠 바쁘고 심난한 일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생활도 안정이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책을 읽는 속도는 더디고 한 자리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는 일도 버겁다. 이러다가 '삶의 가장 큰 낙이네' 어쩌네 떠들던 책과의 동거가 요원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그러던 중에 만난 미셰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은 내밀한 곳에 숨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지적 욕망을 건드린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들이 신경쓰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하루 한 장이라도 꼭 읽으리라 다짐한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우리가 비록 조약돌처럼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는 하나,

                  우리의 수동성 자체가 하나의 행동이 될 것이다."

                                                     - 장 폴 사르트르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중 '행동과 정열'에서 이 문장을 발견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리가 "띵'하는 느낌을 받았다. 조용한 침묵은 수동성이라는 행동이라는 말은 이 어려운 세상에 대ㅑ처하는 나의 자세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한다.

 

 이 책은 세상의 다양한 어찌보면 잡다한 개념들과 현상들에 대한 단상들이다. '포크와 스푼, 기억과 습관, 버드나무와 오리나무'등 우리의 주변에 언제나 있지만, 한 번도 자세히 바라볼 이유가 없었던 우주의 피조물들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음악과 철학과 사유와 사상, 그리고 세상을 넘나든다. 대부분은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달으면서 또 가끔은 산만하여 정돈되지 못했던 나의 부박한 지식들을 정리하면서 이 책을 즐겼다. 결코 쉽지 않고 또 때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지만 읽는 동안 심오한 사유를 즐기는 호사를 누렸다. 짤막한 이야기들은 독서의 부담을 덜어 주고 고급한 내용과 표현들이 나의 정신적 사치스러움을 만족시켜 주었다고 한다면 너무 재수 없을까?

 

  "모든 창조에 수반되는 감정은 기쁨이다. 그것은 창조적 행동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면모이다. ......기쁨만이 창조의 고유한 속성이다. ...... 기쁨이 창조를 물들이고 있는 감정이라면, 쾌락은 파괴의 한 가지 형태인 소비에 동바되는 감정이다. "

본문 122 쪽 '쾌락과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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