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벌써 2012년이 밝았다.

세월이 이렇게 빨리 가다가는 곧 환갑이 오는 것은 아닐지 은근히 두렵기까지 하다.

나이 먹는 것이 즐겁던 나였는데 말이다.

 

1. 별 다섯 인생

 물만두라는 이름으로 10년간 활동한 서평 블로거 홍윤의 비공개 일기를 모은 에세이. 스물다섯의 나이에 진행성 근육병을 판정받은 그녀는 마흔둘에 세상을 뜨기 전까지 방대한 양의 독서를 하면서 꾸준히 서평을 올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고인의 1주기를 기리며 출간된 이 책에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 가족 이야기, 바깥세상과의 소통 통로였던 서평 활동 이야기, 인터넷을 통해 맺은 인연 이야기 등을 비롯해 그녀의 단상과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떤 삶은 산 사람일까 참 궁금하다. 젊디젊은 나이에 얻은 무거운 병, 그리고 그 병을 헤치고 나가면서도 놓지 않았던 책장들, 그리고 그의 마음을 휘감았을 괴로운 생각들이 궁금하다. 삶은 단 한 번이므로. 나도 경건히 살아야하므로.

 

 

2. 밤은 책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책을 섭렵하는 독서가로도 유명한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독서 에세이. 저자는 다양한 방송과 매체를 통해서 책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토로해왔다. 특히 <밤은 책이다>는 깊은 밤이나 고요한 새벽에 읽기 좋은 77권의 책들 중 일부를 직접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감상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책은 무엇일까. 나는 책에 관한 책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나보다 책을 더 많이 읽었을 것으로 확신되는 이의 독서 기록을 훔쳐보는 일이 얼마나 짜릿하고도 설레는 일인지 우리는 다들 알지 않나?

 

 

 

 

3. 책과 여행과 고양이

 

 책벌레 여행 기자 최병준의 매혹적인 독서여행기. 저자 최병준은 15년간 경향신문 여행 기자로 살며 참 많은 곳을 다녔다. 그 가운데는 지중해 곁에 자리한 그리스의 휴양 마을이나 호화로운 호텔들이 들어선 두바이처럼 쾌적하고 고급스런 여행이 있는가 하면 전쟁의 흔적이 묻어나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이나 죽음의 기운이 느껴지는 나미비아 나미브 사막처럼 일상적이지 않은 장소도 많았다. 책벌레 여행 기자는 그 모든 곳에서 책을 펼치고 가장 근원적이고 일상적인 여행의 방법에 대해 사색한다.

책벌레의 여행 이야기라니 이 얼마나 환상의 조합인가? 평생을 책만 읽고 여행만 하고 싶은 사람(이른바 한량?)의 로망을 실현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면 배가 아플라나?

 

 

4. 그 슈퍼마켓엔 어쭈구리들이 산다.

 

  저자 사이먼 파크는 20년 동안 영국 국교회 신부 생활을 했다. 하지만 런던의 이스트엔드 어디쯤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일하기 위해 흰색 목깃을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다. 그가 부정한 짓을 저질렀거나 믿음이 사라져서 신부를 그만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나 그러하듯이 삶의 방향을 약간 바꾸었을 뿐이다. 이러한 저자의 변화된 삶을 슈퍼마켓 일지 형식으로 엮었다.

 

 누구나 인생의 전환을 꿈꾼다. 그러나 종교인의 삶을 선택한 사람이 전환을 하는 범위는 좁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슈퍼마켓이라니? 신부님은 왜 흰깃을 포기하고 슈퍼마켓을 선택했을까? 그가 그 슈퍼마켓에서 하고자 한 일은 무엇일까? 신부님은 무엇을 팔고 싶었을까?

 

 

5.  나의 작은 파리

  파리지엔들만 아는 비밀스러운 파리 여행. 테이블이 하나밖에 없는 레스토랑, 조니 뎁이 애용하는 대여 풀장, 오트쿠튀르에 뒤지지 않는 시크릿 패션 디자이너… 파리의 가장 핫(hot)하고 트렌디한 정보와 아이디어들만 골라 모은 가이드 에세이로, 진정한 파리지엔이 아니라면 절대 알 수 없는 파리의 비밀스런 매력들을 소개한다.

 

 

 파리사람만이 아는 비밀스러운 곳을 우리도 알 수 있나보다. 언젠가는 훌쩍 큰 딸아이와 곳곳을 누비고픈 파리. 내 생애 한 번쯤은 그런 호사를 누려도 좋지 않을까?

 

 

 

 

6. 맛있다. 내 인생

 

  이 시대 최고 명사 30人과 함께 하는 한 끼 식사. 각계각층의 명사 서른 명이 자신의 식탁에 독자들을 초대했다. 그들은 기억의 서랍을 열어 독자들을 위해 배려와 접촉을 가르쳐준 깻잎장아찌, 막막한 순간 가슴을 뜨겁게 덥혀준 순댓국, 마음을 적시는 우동… 등을 준비했다. 그들이 준비한 음식은 소박하지만, 추억과 이야깃거리를 더해 풍성한 식탁이 차려졌다.

 

  사람과 친해지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 중 가장 그 효과가 큰 것은 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일 것이다. 밥과 반찬을 함께 나누고, 같은 냄비의 찌개를 떠 먹으면서 나누는 대화는 가족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어떤 사람을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나눴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