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머리에 떠 오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작년에 읽었던 <막스 티볼리의 고백>이었다. 검은 색 표지에 너무도 슬픈 눈동자의 아이가 아직도 생생하다. 막스 역시 벤자민처럼 노인의 몸으로 태어나 자랄수록 더욱 젊어지고 드디어는 어린이가 되어 죽어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었다. 벤자민의 탄생에 대한 부모의 반응과 그 뒤의 이야기들은 어찌보면 희극처럼 느껴지나 막스의 일생은 슬프기 짝이 없었다. 아마도 벤자민의 일생은 매우 짧게 그려져서 그 수많은 사건과 사건들, 그리고 그 안의 많은 감정의 격동이 그려지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마치 기차를 타고 지나면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처럼 멀리서 휙 스쳐가듯 바라본 벤자민의 일생이 어쩌면 우습고 어쩌면 신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섬세한 안경을 쓰고 그의 삶을 들여다본다면 소설에서의 묘사처럼 우습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의 영화를 보지 않았다. 소설을 영화화하면 거개가 소설의 감흥에 못 미쳐서 그 감동을 갉아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되도록이면 피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고나니 영화를 볼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이나 긴 러닝타임을 갖는다니 소설에서 스쳐지나간 그의 삶의 고뇌를 훔쳐볼 수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막스의 삶에서처럼 어둠의 기운이 물씬 풍겨날까? 아님 원작에서처럼 고소를 머금게 할까?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할만한 <위대한 개츠비>와는 또 다르게 조금은 가벼우면서도 우울한 느낌을 주었다. 짤막한 단편들은 부담스럽지 않게 피츠제럴드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젤리빈>은 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듯 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막스 티볼리의 고백> 앤드류 숀 그리어/시공사 - 권하고 싶은 대상 사는 게 시시하게 느껴지는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인생이란 너무도 짧은 것이고 특히 젊음은 어느새 사라지는 것이므로.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그리고 모든 것이 깜깜해졌다. 하얀 요람과 그 위에서 움직이던 희미한 얼굴들. 우유의 따스하고 달콤한 향기가 마음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