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즐거움
김경집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의 그림에 보이는 돋보기가 참으로 절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던 관계로 눈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 나는 시력 검사할 때마다 안경을 쓰라는 소리를 들어다.

그래도 안경을 쓰면 더욱 불편할 것 이라는 생각에 지금까지 그냥 버텨왔다.

그래도 책도 그럭저럭 보이고 운전 하는 데도 별 지장이 없이 산다.

안경을 써 본 적이 없으니, 지금 내가 보는 세상보다 더 밝은 세상이 있다는 걸 알지 못하는 걸 게다.

그런데, 주위의 친구들을 보면 어느 새 핸드폰 문자를 볼 때 핸드폰을 쭈욱 빼고 멀리서 보는 친구가 생기기 시작하는 걸 보면 내 눈도 곧 그리 되지 싶다.

아직은 나는 아니야라는 고집으로 버티고 있으나, 그 날이 그리 멀지만은 않으리라는 것도 안다.

 

한평생 글 속에만 살아서 이제는 돋보기가 필요한 저자의 눈은 참으로 많은 세상의 것들을 보았고 생각했다.

그가 바라본 세상의 작고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그의 명쾌한 생각과 연륜이 담긴 글솜씨 속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책이다.

소소한 일상도 아침의 고요한 산도 눈 덮인 종묘의 모습도 이 책의 곳곳에서 우리를 안내한다.

바른 생각과 젊은이들에 대한 당부가 진실로 우리의 세상을 아름답게 할 것을 믿는다.

 

그의 돋보기가 그의 고뇌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대가이다.

 

이제는 더 이상 치기어리게 젊지 않은 나의 눈과 마음도 그의 눈길을 따라간다.

나이듦은 부끄러움도 슬픔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의 감추어진 보석을 찾아내는 돋보기의 다른 이름이다.

소박하게 진지하게 예술을 아끼며 살아온 이 시대 선비의 잔잔한 소회가 문득 이 가을에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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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0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감추어진 보석을 찾아내는 돋보기! 상당히 매력적인 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