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작가가 추천했다고 해서 덥석 골랐다. 정작가가 이 소재로 썼다면 이렇게 전개하지 않았을까 싶게 속도감과 짜임새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주인공 주변을 둘러싼 상황을 서서히 몰아가다가 결국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내 아이, 친척, 남편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절망적이고 공포스러운 순간을 기막히게 묘사해낸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일본에서 겪는 일, 벌어지는 현상은 일이십년 뒤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벌어진다. 지방소멸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머지 않았다. 여름 더위를 없애줄 시원한 공포 스릴러물을 기대했는데 이건 사회추리물??이자. 마케팅에 배신감이 들어 별점을 짜게 준다. 재미는 있다.
그럭저럭. 그런데 여성 캐릭터가 나오면 꼭 그 외모에 대한 품평(미인 여부)이 따라오는 게 일본 특유의 가부장, 꼰대력 발현 같다. “그” 히가시노 게이고도 이 한계를 못 벗어난다. 이래서 일본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안 보게 된다. 역겹다. 히가시노 게이고 문체 내지 글 전개 특유의 뭔가 사람 답답하게 하는 나이브함? 너드미? 그런 게 있어서 사실 이 사람 소설은 잘 안 읽게 되는데 하도 100번째 소설이다 뭐가 난리를 쳐서 오랜만에 다시 접했던 것. 역시나 역시나 사람 속 긁어대는 그 묘한 느낌이 여전하다. 다시 읽을 일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