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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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강계숙 님의 해설과 같이 이 책은 “각각의 개인이 치유하기 힘든 마음의 병을 안고 각각의 ”여수“를 향해 느릿느릿, 그러나 마치 주어진 운명의 수락을 조용히 거부하는 수난자처럼 자기 몫의 고통을 지고 회귀하는 이야기”로 보인다.

병, 우울, 죽음, 어둠에 관한 묘사와 상황이 반복된다. 한강 작가의 소설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읽는 사람도 이리 고통스러운데 쓰는 사람의 고통은 어땠을까.

1993-4년에 쓴 소설이라 그 시대적 상황이 나오는 게 재미있었다. 예를 들면 휴대폰이 일상적이지 않을 때라 집이나 회사 전화로 연락을 취하는 것. 집 전화가 휴대용 무선인 것으로 보이는 묘사가 있는 점, 경비실이 아파트 동 입구마다 따로 붙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등.

나이가 드니 접하는 컨텐츠에서 자꾸 부모 입장에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빨강 머리 앤은 그래서 더 이상 편하게 볼 수가 없다. 이 소설에서 형제나 자매나 부모 중 한 명을 상실한 이야기가 반복되고 남은 아이들(이 자란 청년들)의 고통에 관한 묘사가 주를 이루는데 나는 주된 묘사의 대상이 아닌 그 부모의 처지나 심정에 더 몰입이 되었다. 수치로 비교할 일은 아니나 더하면 더했지 덜 절절하거나 절망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동네 대형 학원이 망해 주변 상가가 모두 철수하는 가운데 끝내 동네를 떠나지 못하고 자정까지 문을 열어두었던 소설의 어머니를 생각한다. 남은 아이들 키울 생각 먹고 살 생각 방황하는 아이들 다독일 생각에 막막하고 먹먹했을 그 밤을 생각한다.

이래저래 한강 작가의 소설은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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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탄생 - 한국사를 넘어선 한국인의 역사, 개정증보판
홍대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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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몇 번이나 껄껄 웃었다. 깨알같은 지식, 빛나는 통찰,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하는 유머와 냉소, 비틀기가 적절하게 버무려진 글을 좋아한다. 이 책도 좋다.

이 재미있는 책이 초판 1쇄만 발행되었다가 개정증보판에 이르러 2쇄를 발행했다. 더 많이 팔려도 좋은 책이련만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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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날개 달린 것
맥스 포터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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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은 가족의 슬픔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독특한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언뜻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옮긴이의 해설을 읽어 보면 그게 저자 고유의 경험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고 그러면 왜 이런 구조와 형식으로 글을 썼는지 왜 이런 내용인지 얼핏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한강 작가가 추천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주문한 책인데 역시 한강 작가와 나는 취향이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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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 - 정통성 획득부터 시민정신 구현까지, 역사적 경관을 둘러싼 세계 여러 도시의 어제와 오늘
로버트 파우저 지음 / 혜화1117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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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흥미로운 내용.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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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김주완 지음 / 피플파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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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하 선생에 대한 언급을 많이 접하여 늘 궁금했는데 문프 추천을 계기로 읽게 되었다. 그야말로 “취재기”라, 문학적 아름다움이나 전기와 같은 세밀함은 없다. 평생 이분이 얼마나 후원과 기부를 많이 하며 살았는지를 주로 다룬다.

이런 분을 보면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부인과 자식들은 뭔가 생각이 든다. 살아 기부를 많이 할 수는 있으나,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늙어 죽음을 생각할 때가 되자 냉큼 국가나 대학에 거의 전 재산을 다 기증하는 사람은 사람 역사에서 손에 꼽을 정도 아닐까. 대단하기도 하지만 자식이나 배우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원망이나 서운함이 더 클 것 같다. 결국 자식들이 본인의 유지를 잘 받들지 못할 거라고 믿은 것 아닌가.

이분이 이렇게 돈을 많이 벌어 기부 등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가신 데에 부인의 공로를 무시할 수 없을텐데 저런 기부나 증여의 과정에 부인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궁금하다. 거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한다. 사실이라면 끔찍한 일이다, 부인을 인생 동반자가 아니라 단순 조력자로만 여긴 것 아닌가.

주변에 도움 받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고마움을 표시하지만 이분이 어려움에 빠지거나 급한 도움 요청을 거절하거나 아니면 예를 들어 수십년간 동결한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한다거나 했으면 그 사람들이 그동안 도움 받은 것을 감안하여 묵묵히 수긍했을까. 안면 바꾸고 쟁송까지 불사했을 사람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그래도 그동안 꾸준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나 지위를 유지했으니 이런 평가도 유지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이분이 사람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주변 사람들 관점에서는 이런 “호구”가 없다 싶었을 수도 있겠다. 이러저러한 일을 하겠다고 현금을 받아간 사람들이 전부 그 돈을 그 일에만 사용했을까 의심도 들고. 본인도 그런 의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을텐데 그저 “줬으면 그만이지” 정신으로 마음을 내려놓았다는 부분이 넘 신기하다. 사실 정말 대단한 건 그 부분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계속 유지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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