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근데 이 소설의 소재는 ˝태양계 연대기˝에 나오는 내용과 거의 흡사해서, 신선함은 떨어진다. 음모론을 모아 소설로 만든 건가 이 소설에서 음모론이 나온 건가. 1977년에 발표된 책이라는데... 여성과학자는 안 나오고, 대신 여성의 직관 운운하는, 흔해빠진 편견이 나온다. 흡연장면도 다수 나오고. 모두 요즘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장면들이다. 아, 물론 우리나라 말고.
˝말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 사람이 지도자다. 그런데 말만 잘하고 일은 못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그동안 외교무대에 나가서 선진국 지도자들을 보니 말을 못하는 지도자가 없더라.˝ 작금의 최순실 굿통령 시대를 맞아 새삼 가슴을 때리는 말이다. 노대통령의 통찰력이다. 책은 평이한 편. 오로지 노대통령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구입한 책이니 큰 기대는 안 했고 이 책 역시 그 기대만큼이다.
불의 강으로 오정희 작가님에게 크게 감동하여 다시 사본 책. 오정희 작가님의 모든 책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틈나는 대로 사볼 생각이었는데 이쯤에서 멈추어야 할 것 같다. 조바심이 나서 이 화려한 문체를 찬찬히 따라잡기가 힘이 든다. 마음의 여유를 잃어가는 것 같다.
천재나 영웅이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천재나 영웅으로 외부에 알려졌으며 세계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칭송하고 또 잊어왔는가에 관한 광범위하고 세밀한 정보의 취합과 설명이 있다. 처음 접하는 내용도 많았고 흥미를 끄는 부분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천재나 영웅은커녕 유명인이 되고 싶은 마음조차 1도 없기 땜에 그리 썩 재미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기억하고 칭송하고 잊어가는 일련의 과정이야 너무 당연한 이치로 진행되는 거고. 번역이 잘못된 건지 원글이 꽝인지 부자연스러운 문장도 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