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다소 지루한 전개나 구태의연해보이는 편지 형식, 당황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판타지적 묘사가 실망스러웠는데 그것들이 중반을 넘어가면서 오히려 긴박함과 흥미진진함, 그리고 독특한 매력으로 작용하면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보기 드물다 싶게 멋진 SF 소설이다.
트위터 추천으로 읽게 되었나 좀 가물가물. 요리에 관한 연구가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이제 요리과학이나 요리의학이 대두되고 있다고 하며 이 책은 그러한 요리과학의 역사를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개괄하고 있다. 어려운 전문 과학 지식 정보나 용어들이 나올 때는 좀 어려웠는데 쓱 읽고 넘어가면서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보면 볼 만 하고 나아가 퍽 흥미진진하다.
칭찬이 자자하여 영화를 봤다가 졸음으로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어 언젠가 꼭 다시 시도해보겠다 마음 먹고 있었다. 졸음을 피하려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을 필요가 있고 마침 존 르카레에 빠져 있는 시기라 연휴에 즐길 거리로 이 책을 골랐다. 74년에 나온 책답게 요즘 트렌드와 달리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서술 방식이라 읽는 데에 좀 고생했지만 냉전 시기 정보부에 숨어든 이중 간첩을 찾아내는 치밀한 탐험(?)을 어디 가서 내가 경험할 것인가.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