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에서 자란 여성이 결혼해 아이를 낳고 각성하여 그곳을 탈출하기까지의 삶을 정리한 회고록이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최근 뉴욕에서 이 공동체 사람들이 상당한 규모의 지하 공간을 만들고 있는 것이 적발되었다는 트윗 덕분이었다. 넷플릭스에 “그리고 베를린에서”라는 작품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린 여성이 슬픈 얼굴로 삭발 당하는 사진이 충격적이라 내용을 알지 못하면서도 볼 생각을 안했었다. 이 책이 나온 게 10년 전이라고는 하나 21세기에 이런 공동체가 있고 여성들이 독서를 금지 당하고 삭발 당한 채 조혼하여 줄기차게 아이들을 생산해내기를 강요 받고 있다는 게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충격으로 다가온다. 저자의 용기에 감탄과 존경을 보내며.
2018년에도 무도한 방식으로 집이 헐리고 사람이 죽어나갔다. 내가 지금 기억을 못하는 건 시간이 지났기 때문일까 당시에도 그런 뉴스를 모른 체 지나갔기 때문일까. 재개발 재건축이 지금도 어디선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니 막대한 차익에 기뻐할 사람들 뒤로 이런 현장이 있으리라는 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인데, 결국 나는 생각한 대로 살지 않은 죄로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 걸까. 투쟁의 현장에서 안타깝게 먼길 떠나신 분들에게 늦게나마 명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