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를 관철하려 했다는 이유로 본인은 물론이고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과 가족 전체가 순식간에 사냥감이 되어 죽기 직전까지 몰이를 당하고 지금까지도 생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그 아픈 시간에 관한 처절한 기록. 피로 쓴 것 같은 절절한 문장 앞에서 달리 뭐라 하겠는가. 그저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영화 평론. 오랜만에 읽는 영화 평론이라 그런가 신선하다. 예전에 이런 책을 읽으면 인용되는 영화 중 안 본 영화가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본 영화가 얼마 안 된다. 물론 다 무슨 영화인지는 대충 안다. 나이가 드니 예전에 그토록 좋아했던 영화보기도 시들해졌다. 결국, “불혹”은 나이듦에 따른 체력 저하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오는 거였다. “지천명”운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