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쓰인 책이다. pc 메신저와 폴더폰, 문자메시지가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인 것처럼 등장한다. 불과 10년만에 카톡과 스마트폰, sns가 세상을 지배할 줄 그때 평범한 누가 생각했을까. 기술이 발전한 것처럼 사람의 생각, 사회의 가치관과 생활방식도 많이 바뀐 탓일까. 소설 속에서, 고작 30대 초반인데도 다 늙은 사람인 양 고민하는 것이나 그 나이의 비혼여성이 하자 있는 사람 취급 당하는 것도 어느새 낯설다. 지금은 삼십대 초반에 결혼하는 것이 보통이고 중후반에 하는 결혼도 매우 흔하지 않나. 뭣보다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결혼에 남자에 목매어하는 것이 당혹스러웠다. 특히 한번도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거나 내가 무조건 순응해야 하는 제도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1970년대도 아니고 무려 2006년의 여주인공이 그런 생각에 사로 잡혀 있다는 게...;;; 물론 아무것도 제대로 결론나지 않은 채 부유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삼십대의 초조함이 작용했다고는 하나, 아무리 그래도 그 결론이 결혼이어야 한다니.. 생각은 70년대에 머무르면서 몸은 2006년을 고스란히 살아낸다, 연하남과의 동거라. 좋아할 수 없는 주인공, 하지만 소설은 재미있다. 꼼꼼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나 탄탄한 이야기구조가 있다. 정이현의 다른 소설도 읽을 마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