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 각종 지원을 받아 공부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지배계층을 형성하면서 미국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트로이의 목마 역할을 한다는, 그냥 별 근거는 없는 생각을 해왔다. 이 책의 제목은 나로 하여금 위 생각에 대한 뭔가 근거를 제공해주리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정작 열어보니 실 내용은 전혀 딴 얘기를 하고 있다. 한국 대학과 미국 대학,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의 각 차이점을 미국 유학자들을 중심으로 분석 비교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서양 학문 주류를 이끌고 있고 지원도 오래 막대한 수준으로 이루어져 왔으니, 한국이 그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리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내용 아닌가. 관습이나 문화도 전혀 다르고 언어도 다르니 미국 유학생들이나 취업자들이 마이너에 불과한 한계를 느끼리라는 것도 당연히 예상되는 일이다. 미국 기업이나 학계가 대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겠지만 그만큼 단점도 있을텐데, 주로 그곳에서 한계를 느낀 마이너의 관점에서 메이저를 평가하니 당연히 대단한 장점만 나열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점점 이야기가 마이너는 마이너, 메이저는 메이저... 이렇게 예상대로 흘러가고, 끝까지 다 읽고 나서는 이 분은 이 연구를 왜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기대만큼 실망을 하게 한 책.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