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일본 - 아름다운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알렉스 커 지음, 윤영수.박경환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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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번역해서 다른 나라 국민이 읽는다면 이런 기분이 들까. 일본 문화 예술 역사에 관련된 무수한 용어가 쏟아져 있는 가운데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동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미국인이 일본 문화 예술 역사에 이토록 심취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제국주의 시대 미국을 포함한 서구 국가들이 아시아를 광범위하게 침탈하면서 빼앗아가고 훔쳐간 무수한 예술품, 앗아간 무수한 생명이 떠올라 뭔가 불쾌하면서 찜찜한 기분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 문화유산을 강제로 해외로 유출한 덕분에 오히려 그 유산을 잘 보존했다는 취지의 대목 앞에서는 아연실색. 미친 건가. 제국주의 침탈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없이 일본 문화를 찬양하고 숭배하는 모습은 피해자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살인자를 보는 것마냥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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