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방대한 데이터와 치밀한 조사 분석을 통하여 설득력 있는 논증을 이끌어낸다. 평범한 삶조차 힘들어지는 불안과 공포에 빠진 사람들이 이에 대한 순응으로 분노를 내면화하면서 그 응축된 분노가 일베 등 사이버 공간의 난장판으로 폭발한다는 내용은 설득력 있지만 절반만 맞는 것 같다. 왜 남성들에게 유독 이런 현상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지에 관한 논증이 누락되었거나 너무 가볍게 넘어간 것 같다. 나는 그게 일베 현상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핵심 쟁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