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와 콘수엘로, 사랑의 편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콘수엘로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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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오스틴 전집 이래 본 가장 예쁜 양장본과 그 표지. “어린왕자”의 작가가 그의 “장미”인 아내와 주고 받은 사랑의 서신이 실려있다. 현대인의 시선으로 보면 낯간지러운 사랑의 말들이 가득하다. 전쟁 중에도 낭만과 사랑의 기운이 횡행하던 시기였다. 어린왕자의 “장미”가 누구를 주인공으로 했는지는 이 서신을 보면 명확하다. 어린왕자가 장미 때문에 상처입고 장미를 위해 울었던 것도 이 서신으로 모두 설명된다. 그 후로 수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의 작품 특히 어린왕자가 전 세계인들에게 꾸준히 팔리며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생전의 그가 알 수 있었다면. 아내 병원비를 나누어 지불하겠다는, 의사에게 보낸 편지에 당시 그가 생전 겪은 재정적 어려움이 드러나 있다. 고호도 그렇고. 어느 천재의 세대를 관통하는 진가가 드러나는 것은 그 사후일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장미를 그리워하며 사막으로 천천히 쓰러져 자기의 별로 돌아간 어린왕자처럼, 생텍쥐베리도 아내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채 사막 어딘가에 쓰러져 묻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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