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너무 힘겹게 지나간다. 하루하루가 피곤함의 연속인데 한가하게 독서라니 글쓰기는 언감생심이다. 분주한 하루하루, 연이은 한파에 제설작업, 오케스트라 연습, 난방기 콤포교체, 동파 배수관 수리. 책상 해체와 전기배선, 도배, 겨우내 그치지않는 기침, 독서실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수리, 하루가 멀다고 막힌 화장실 뜷기, 독서회 진행, 예준이 돌보기....어느것 하나 만만한게 없다. 무엇보다 큰 고민은 이 작은 동네에 독서실이 너무 많다는것. 하지만 편히 생각하기로 했다. 퇴직 후 소일거리로 여기자는것. 그래야 어깨가 좀 가벼워질테니.....

책을 손에서 놓은지도 꽤됐다. 시간은 쉬지않고 어영부영 지나간다. 은근히 걱정이다. 일상의 소소한 일로 전전긍긍할 때, 부대끼는 삶, 단지 분주한 일상이라는 이유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할 때, 정신 따로 몸 따로, 심지어 정신은 사라지고 몸만 남을 때가 있다. 하여 일상잡사로 번민이 깊어질 때 함께 자괴감이 들곤한다. 삶에 대한 숙고, 사색이라는게 여건이 되어야만 가능하다니....이게 생활인의 정체란 말인가? 결국 걱정없고 한가해야 비로소 책을 펼칠 수 있다면 나에게 책이란 대체 무엇인가. 기껏 심심풀이 땅콩에 불과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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