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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소설 <나귀 가죽>(이철의 역, 문학동네)을 읽다보니 1830년 7월 혁명 전후의 사회, 시대적 배경 지식을 알지 않고는 안 되겠다. 하기야 19세기 프랑스문학은 발자크에서 시작된 리얼리즘에서부터 졸라의 자연주의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사회'라는 문제가 주 테마이니 당대 사회의 시대적 배경, 사회적 배경을 알지 않으면 소설을 제대로 이해 할 수 없다.

발자크에 이어 스탕달, 졸라, 플로오벨을 계속해서 읽어갈 예정이니 일단 공부는 하고볼 일이다. 적당한 책이 없을까? 오래 전에 구입한 노명식 교수의 <프랑스 혁명에서 파리 콤뮨까지>(까치)를 참고하기로 했다.

얄팍한 부피에 비해 1789년 대혁명에서부터 1848년 2월혁명까지 프랑스 혁명 전체를 언급하고 있고, 소략한 내용이지만 시대적 배경을 파악하기엔 그만이다. 일단 이 책과 랑송의 <불문학사>를 참고삼아 프랑스 근대문학 작품을 대강 스케치해야겠다. 그간 영문학, 러시아문학을 읽었으니 지금부터 불문학, 독문학을 좀더 읽어둔다면 근대 유럽문학의 지형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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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의 <탁류>와 <태평천하>를 재독하다. 가능하면 식민지 시대의 우리 문학을 폭넓게 읽고싶다. 책 읽기의 욕망이야 샘물솟듯 그치지 않겠지만, 그때그때마다 관심사는 달라지는것이어서 어떤 특정한 책을 읽을 기회란 아무때나 주어지지 않는다. 채만식을 끝내면 염상섭의 <삼대>와 <만세전>을 계속해서 읽을 예정. 중고서적 사이트인 북코아에 이기영의 <고향>을 주문했다.

식민지시대의 한국문학(1910년~1945년)

염상섭 <삼대><만세전>, 채만식 <탁류> <태평천하> 기타 단편, 이기영 <고향>, 김남천<대하><맥>, 박태원 <천변풍경>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식민지 시대의 문학과 방향성

- 이광수의 시대(1919. 3. 1운동 이전) : 방향성이 가능, 개인과 민족의 통합의지가 뚜렷, 결과적으로 장편 <무정> 출현.
- 3.1운동 이후 :수년동안 사회의 나아갈 지형이 보이지 않음. 서정적 양식이 선택됨.
- 1920년대 초반 : 카프, 계급사상의 등장으로 인해 단편 정도가 가능.
- 1930년대 초반 : 방향성이 소설속에 구조화됨/ 염상섭<3대>, 이기영 <고향>
- 1940년대 군국주의 : 방향성 상실/ <탁류> <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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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에서 출간된 피츠 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김욱동 역, 민음사) 는 가독성이 뛰어나다. 원작이 훌륭해서일까, 아니면 번역이 잘 돼서일까. 아마 두 가지 모두 해당될 것이다. 유려한 문체는 물론이고, 주인공 개츠비의 면모에 대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미스터리하게 끌어가는 솜씨는 가히 일품이다. 무엇보다 경제공황 시대를 배경으로 한 모럴 헤저드 국면의 미국사회를 개츠비와 데이지라는 남녀관계를 통해 그러낸 것은 왜 이 작품이 현대미국소설의 으뜸이 될 수밖에 없는가를 여실히 증명해준다.

나는 이 소설을 10여전에 처음 읽었고, 다시 1년전에 재독, 그리고 지금 세 번째 읽고있는데 지금에야 비로서 작품의 진수를 제대로 만끽하고 있다. 역시 어떤 책이든 그 진가를 파악하려면 재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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