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권력은 결코 죽지 않는 유일자 신의 개념에 바탕하고 있다. 교회는 죽음과 사후의 세계를 담보로 하여, 그리고 죽음에 위협을 느끼는 인간의 기본적 약점을 이용하여 벌이는 흥정이자 장사이다. 그리고 종교인은 죽음을 빌미로 하여 종교와 교회의 권력을 증대하고 확고히 하는 죽음의 관리인이다. 예수라는 인간의 성스러운 속죄양의 죽을 슬퍼하는 애도종교로서의 기독교는 살아남는 자의 죄의식을 순화하고 죽음 자체를 정당화 내지 합법화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는 어떠한 인간도 죽음으로 구제하지 못하고 죽음과 결부된 인간의 악을 제거하지 못한다. - 엘리아스 카네티 <군중과 권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