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매달린 글쓰기, 하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새벽 잠이깨서 뜬금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던 거다. 하지만 암만 생각해도 별 의미가 없는것 같아 멀뚱 멀뚱 천장만 바라봤다. 그래도 그렇지 하다못해 쬐그만 의미라도 없을까? 마땅히 떠오르는 답이 없다. 그렇담 의미없는 짓을 왜 막중한 임무라도 수행하는 양 평생 해댄단 말인가.

작가나 글이 직업인 자는 당연하고,  대학교수, 유명 인사들의 글은 영향력이라도 있지, 이게 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일기에 불과한 글,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글을 뭣땜에 쓰고 또 쓴단 말인가. 자기만족이라고? 하지만 자기만족치고는 댓가가 너무 크다. 어쩌다 별난 일이라도 생기면, 옳거니, 글쓸꺼리가 생겼다. 이거 글로 옮기자. 뭐 어쩌고 하면서 평생을 이런 식으로 끼적이고 또 끼적였다. 그런데 슬슬 나이들다보니 이게 무슨 의미가 있어야말이지.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 이 소중한 시간에 뻘짓은 말아야하는게 아닌가? 그랬던 거다.

물론 젊은시절이야 왠만큼 문청 기질이 있으면 자연 문학을 가까이하고, 글쓰기를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잖은가. 차라리 이런 시간이면 손주 재롱을 보던가, 다리, 무릎, 허리 시원찮은 아내 데리고 산책이나 하던가. 시간나면 맛있는거 먹고 그러야지, 걸핏하면 컴퓨터 앞에 쭈구리고 앉다니 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이게 나잇살먹은 자가 할짓인가? 뭐라도 알리바이 댈만한 게 없을까? 그러던 중 문득 짐 자무시의 <패터슨>이 떠올랐다. 한 아내의 남편이자 버스 운전사인 패터슨에게 시는 무엇이었던가. 활력소! 그렇다면 나에게도 글은 생활의 활력소가 아닌가? 이것으로 위안이 좀 될까? 좀이라니...무료한 세상에서 이거야말로 큰 위안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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