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블로그 sentiment analogique에서 옮김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 Winter Sleep>에서 주목할 점은 '타인이 보는 나'와 '내가 만든 나' 사이의 괴리감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바라는 나의 모습, 즉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어서 그게 진짜 나인양 생각한다. 자신이 만든 기준에 부합하는 모습이어야 하기 때문에 단점을 보지 않고 이상적인 기준으로 자신을 연기하고 가꾼다.
그렇게 가짜의 모습으로 가짜 말을 하고, 가짜 인격을 지닌 그는 말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주변 사람을 힘들고 지치게 한다. 자신 스스로 빠져버린 위선의 늪이 무서운건 오류를 자신만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모두가 가짜 연극임을 알고 있는데도 자존심 때문에 쉽게 막을 내리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가면 속에서, 최고의 인격으로 존재하는 그에게 오류는 결코 허용될 수 없다. 내가 상상하는 나의 모습을 현실의 나와 일치시키려는 노력에 집착하는 순간 상상 속의 나를 실제의 나로 착각하고, 오류를 보지 못한 채 자기 합리화를 시작한다.
"나는 옳고 네가 틀려, 왜냐하면 나는 완벽한 사람이니까." 그 누구에게든 어떤 말을 들어도 자기 합리화를 하고, 타인의 지적에 귀기울이지 않으니 결국 정체되고 밑바닥으로 추락한다. 그렇게 이상과 현실간의 괴리를 인지하고 나면, 그 후의 태도가 어쩌면 인생에서 더욱 중요할 수 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의 의견과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간극이 가진 부정성을 긍정의 에너지로 변화시킬 자구책이 필요하다.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고 해서 좌절하기 시작하면, 자칫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반면에 내가 바라는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의 과정으로 간극을 볼 수 있다면, 스스로를 성장시킬 자양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