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 사람만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오랜시절 밴드에서 함께 활동했던 C형, 지금도 악단 활동을 하는 G씨. 나이가 엇비슷한 우리 셋은 주말이면 으레 회동이다. 오늘도 만났다. 대개는 C형이 불러모으는 편인데, 먼저 단골 순대국밥집에서 점심을 먹고, 슬슬 사정동 악단 연습실이나 C형 집으로 간다. 그러곤 한산 소곡주 한 병 까놓고, 반주기에 맞춰 트럼펫 연주를 한다. 고향무정, 돌아와요 부산항에, 광화문 연가....끝없이 이어지는 가요 메들리. 셋 모두 악기를 하니 공통 화제는 시종일관 음악이다.

조만간 캄보밴드 하나 만들어 쿵쿨대회 열어보자고 했다. 봉동이 고향인 C형의 꿈이 하나 있으니 언젠가 시골 고향에서 쿵쿨대회를 열어보는 거란다. 까짓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 사람 소원 못들어 줄까. 그렇게 음악을 안주로 권커니 잣커니 하다보면 주말 한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마치 노래의 후렴구처럼 G씨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인생 별것 없슈~".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제아무리 후벼파고, 요리조리 뒤집어본들 인생 별것 없다. 희로애락! 꺽어진 60중반 나이에 뭘 어쩌겠는가. 좋던 궂던 애달플것 없으니 술렁술렁 잘도 넘어간다. 

햇빛 따스한 주말 하오. 낮술 몇 잔에 불콰하니 흥남동 사거리 지나 신호등 앞. 룰루랄라~ 휘파람 낮게불며 골목길 돌아 이윽고 집에 도착한다. 한나절 사무실 지키던 아내왈. "종일 친구하고 놀다오니 좋기도 하것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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