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L씨로부터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디 아워스>를 감상해봤으면 좋겠다고 문자가 왔다. 연전에 나운동 시립도서관분관에서 했던 '문학과 영화' 강좌때 다뤘던 영화였다. 수많은 DVD를 갖고는 있지만 이런 저런 일로 모두 볼 수는 없다. 더구나 이미 감상했던 영화를 다시보기란 더욱 쉽지 않다. 다행히 2층에 감상실을 만들고부터 종종 재감상을 하곤한다. 

"왜 <디 아워스>를 다시 보려구요?" 내 물음에 L씨는 "묵직했던 오래전 감동을 다시 맞보고싶어서"라고 했다. 묵직한 감동이라~ 수긍이 갔다. 여성 소설가인 울프의 지난한 삶은 너무 진지하고, 처절하고 절박하게 느껴진다. 작가로서의 번민도 컸지만 여성이라는 또다른 문제도 그녀의 번민을 더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여자의 하루가 소설이 될 수 있을까?’ 1923년, 버지니아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을 쓴다. 1949년, 로라 브라운은 『댈러웨이 부인』을 읽는다. 현재, 클러리서 본은 자신을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부르는 친구에게 파티를 열어주려 한다. 누군가는 안정되고 여유로운 삶이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연인으로서만 존재해야 하는 이 모든 ‘시간들(the hours)’이 지긋지긋하기만 하다. 그래서 일상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방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누군가는 도망쳤고, 누군가는 도망치지 못했으며, 누군가는 도망치려 하는, 세 여자의 눈부시게 절박한 하루가 펼쳐진다."   -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디 아워스> 출판사 리뷰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디 아워스>를 보다 깊이 이해하려면, 먼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정명진 역, 솔) - 버지니아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의 제목을 처음엔 <디 아워스>라고 했었다 - 을 읽어야 한다. 다음으로 영화의 원작인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디 아워스>를 읽으면 영화를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마이클 커닝햄은 소설 <디 아워스>에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과 울프의 삶을 함께 버무려내고, 스티븐 달드리의 영화는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감상에 앞서 책을 먼저 읽으면 영화 이해가 용이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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