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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졸업하고 곧장 스무살부터 서른 직전까지 10여년간의 원양어선 생활. 연이어 50중반까지 학교 실습선 생활. 그리고 50중반부터 퇴직 때까지 학교 행정실 근무. 그러니까  꼬박 30여년 뱃생활을 했고, 나머지 10여년 사무실 생활을 했다. 퇴직 4년전부터 시작한 독서실을 10여년째하고 있으니 결국 스무살부터 육십 중반인 지금까지 숨가쁘게 달려온셈이다. 소시민으로 태어나 평생을 소시민으로 살았으며 단 한 해도 놀지 않았으니 이만하면 부끄러울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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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해온 책읽기, 글쓰기, 음악, 영화는 딜레탕트로서의 취미생활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수산학교를 졸업한 후 학교에서 배운대로 뱃생활하며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땀흘리고 고군분투한 나는 지식인도 아니고, 예술가도 아닌 소시민의 한 사람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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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평생 독서를 하고 글을 쓰는가? 재미 있으니까.  왜 평생 예술영화를 공부하고 감상하는가? 즐거우니까. 왜 클래식을 감상하며 트럼펫 연주를 하는가? 재밌고 즐거우니까. 이것만이 유일하게 삶을 윤택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니까. 이것말고 달리 재밌는 일이 없고, 아는게 없으니까. 이것만이 내가 아는 유일한 취미며 즐거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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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지만 소시민인 나는 죽어 잡글 몇 개 남기고 소리 소문없이 사라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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