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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월 중순을 향해가지만 아직은 따뜻한 겨울날씨. 비가 오려는지 흐릿하다. 오전에 아르방 중심으로 트럼펫 연습 1시간.  오후녘 아내와 함께 Y씨댁에서 커피 한 잔 하다. Y씨의 드립커피 솜씨는 언제나 변함이 없다. 4시경 귀가. 2층 영화감상실에서 오디오를 틀다. 패티 김의 노래 한 곡, 루스 브라운의 <What a wonderful world>을 감상하다. 오랜만의 느긋한 시간. 맘 같아서는 아무 글이라도 써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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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시청. 정치를 잘하고 못하고는 차치하고 우선 비권위적인 태도, 잰틀한 모습이 호감이 간다. 감정을 앞세운 비합리적 선동과 흥분, 큰목소리와 날선 감정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이만한 대통령을 가졌다는게 참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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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긴 글, 심도있는 글쓰기, 무거운 책을 읽긴 힘들다. 시간, 이해력, 열정까지 모든게 갈수록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적인 활동, 공부를 중지할 수는 없다. 주어진 여건을 감안할뿐 가던 길 멈춰서는 안 된다. 비록 단문, 단상의 형태라도 글은 지속적으로 쓰고, 책 전부를 통독하지는 못해도 일부만이라도 꾸준하고 꼼꼼히 읽다보면 대강이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안제이 바이다의 <당통>을 감상하고나서 알베르 마띠에의 <프랑스 혁명사>(창작과비평사)와 노명식 교수의 <프랑스 혁명에서 파리 꼼뮨까지>(까치)를 당차게 펴들었지만 불과  몇 쪽씩밖에 읽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를 후회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다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읽고 공부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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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소설을 읽었다는 말이 무색하게 아직도 읽지 못한 한국소설 작품이 수두룩하다. 이제사 펴든 최인훈의 <광장>과 헌기영의 <순이 삼촌>만해도 그렇다. 그나마 <광장>은 언젠가 읽은듯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내용이 거의 생각이 안나니 안 읽은거나 마찬가지다. 현기영의 <순이 삼촌>은 지난 70년대에 이문구, 김정한, 황석영 등의 소설작품과 함께 창비쪽에서 리얼리즘의 수작으로 내세운 대표작이지만 최근에야 겨우 읽는 중이다. 그동안 불문학이니 영문학이니 하며 외출이 잦았는데 당분간 우리 작품들쪽으로 시선을 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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