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레슨 시작해볼까? 숙고를 거듭하다 결국 개인 연습에 치중하기로 하였습니다. 연습, 그렇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본격적으로 연습에 돌입한지 딱 2주째, 예전처럼 하루 2시간입니다. 첨 계획은 당분간 연주곡은 유보하고 롱톤과 기본 연습 위주의 교칙본에만 매달리려고 했습니다.


과거 했던 레슨 떠올리며 일단 내 방식, 내 생각대로 한 1년 밀고 가보자 그랬던 것이죠. 나이드니 자꾸 시력이 떨어져 교칙본 몇 쪽을 B4로 확대 복사하고, 베토벤 <교향곡 7번>은 트럼펫 경우 4악장 고음 부분이 가장 큰 난관이니 일단 고음내기 수월한 마우스피스를 두 개 별도로 구입했습니다.


며칠 안 되지만 두 주간 연습을 마친 지금. 조금씩 아주 조금씩 기력을 되찾아가는 중입니다. 고음 처리를 잘하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합니다. 아직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이 막연한 상태입니다만, 차차 연습하다보면 뭔가 해결점이 나오겠죠. 여하튼 지금은 요강 깨지는 소리랄까, 기차 화통소리처럼 삐익~ 뚜우~ 뭐 이런 식이니까요. 고음도 고음이려니와 설사 제 음을 낼 수 있더라도 예쁘게 소리를 내야할텐데 참 문제입니다.


그동안 롱톤, 교칙본 매달리느라 전혀 엄두를 내지못하다 어제 오후,  예전 하던대로 CD 틀어놓고 1악장을 따라 해봤습니다. 정기연주회때까지 반드시 해결해야 할 3옥타브 시(B)음을 그럭저럭 내면서 끝까지 연주를 해봤던 것이죠. 잠시 쉬었다가 다시 또 한 번 반복. 결과는 어렴풋하게나마 죽어라 연습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1악장 마치고 제가 어떤 포즈를 취했는지 부끄럽지만 고백하겠습니다. 마침 주방에서 아내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저는 서재에서 연습을 하던 중이었는데 말이죠, 오케스트라 연주음반에 맞춰 1악장 연습이 끝나자 저도 모르게 브라보! 그래 잘했어, 하고 혼자 박수를 쳤다는거 아닙니까. 참내, 이런 말을 하려니 좀 거시기합니다만 뭐 잘해서 자작 박수를 친게 아니고, 비록 삑사리에 박자 틀리고, 엉망이었지만 노력하면 되겠구나, 할 수 있겠구나, 아주 절망은 아니구나, 라는걸 확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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