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다큐멘터리 <침묵의 시선> 감상

인문학과 예술은 일상의 표면 아래 감춰진것, 그동안 여러 형태의 이유로 밝혀지지 않은 비밀을 들춰내고 밝히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은 실체가 워낙 단단하고 교묘하게 은폐되어 있기 때문에 끈기있고 치밀하며 섬세해야한다. 이제와서 굳이 과거의 아픈 상처를 왜 밝혀려드나? 굳이 들춰내면 덧나는 일을 왜 밝여야하나? 단 하나의 이유때문이다. 진실! 물론 진실이라고 다 같은 진실은 아니다. 왜냐면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과 부활처럼 진실은 때로 역설적으로 기능할수도 있으니 말이다.    

김은국의 소설 <순교자>의 주제가 바로 그런 경우인데, 12명의 순교자가 아닌 배교자, 그리고 배교자 중 한 명으로 낙인찍힌 신 목사의 진실관은 사건의 실체를 한 점 덧붙임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는 이 대위의 진실관과 대립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 신 목사가 고수하려는 진실은 그리스도 십자가 사건처럼 역설적 진실이라는 점이다. 반면 <침묵의 시선>에서 조슈아 오펜 하이머가 밝히려는 것은 단지 역사적 실체를 드러내려는게 일차적 목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