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후 내내 베토벤 <교향곡 7번> 4악장만 집중 연습했다. 연습을 줄기차게하면 고음도 가능할듯. 일단 느린 템포로 되풀이 하며 정확한 운지, 박자감각을 기억해야한다. 끊임없는 반복, 반복만이 이 곡을 무난히 연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느릿느릿 뚝심있게 걸어갈것.

2
발터 벤야민 읽기는 생각보다 성과가 너무 더디다. 어느덧 4개월이 흘렀건만 2차서와 평전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대체 언제까지 읽어야하나. 원전은 언제 읽을 것이며, 카프카, 보들레르, 프루스트는 또 언제 읽어야할것인가. 제법 많은 시간을 들였건만 막막하다. 애초 시도 자체가 무리였던걸까. 물론 내 실력으로 한계가 있으니 대강 스케치만 하려했다. 그러나 이조차 욕심인가보다. 벤야민을 읽는다고 애꿎은 조셉 콘라드, 헤밍웨이, 마르케스는 들춰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여하튼 좀더 가보기로하자.

3
아내가 문화카페에서 만든 꽃바구니, 처가에서 따가지고 온 감을 들고 이웃 Y씨 댁을 방문했다. 검사 마치고 2주만에 귀가했는데 부부 모두가 많이 야윈 모습이다. 설성가상이 따로없다. 그간 신장 상태만 염려했는데 병원에서는 엉뚱하게 종양이 의심된단다. 수술은 12월 초순경이라 아직 한참 기다려야한다. 그때까지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할까.  오늘 오전 동군산병원에서 투석을 했다고. 병원 내에 투석 전문치료센터가 개설되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4
요즘 독서실이 한가해서 책읽기는 그만이다. 문제는 한가해도 너무 한가하다는것. 수능무렵이니 그러려니해도 내심 걱정된다. 요즘 군산의 자영업자들은 내남할 것 없이 속이 새까맣게 타있을 것이다. 

5
오늘은 '동네문화카페' 모임날, 멤버인 Y씨 부부도 방문했다. 이런 저런 애기끝에 나에게 두 가지 조언을 해줬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몸이 아프면 그 순간 모든게 텅비게 된다고. 그러면서 평소 가보고싶은데 더 많이 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게 후회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부부가 자주 여행을 가야한다고. 평소 부부애가 워낙 각별한 분이라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을법하다. 또 하나는, 할수만 있으면 이것저것 내려놓고 맘을 비워야한다고. 누군가에게 기부를 하는것도 좋지 않느냐며 덧붙였다.  

Y씨가 기부의 필요성을 말한건 내가 평소 책을 지나치게 구입하니 한게고, 맘을 비우라는건 독서실 빈방을 이용해서 문화모임을 하고싶다고 하자 이에 대한 만류로 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가령 나이들도록 일 욕심, 돈 욕심을 내는건 옳지 않지만 누군가를 위해 바람직한 일을 한다면 설령 죽을때까지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또 기부 행위야 다다익선이지만, 반드시 돈만이 기부가 아니다. 가령 각자가 가진 재능을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것도 돈 못지 않은 기부방식이니 말이다. 다만 시간, 돈, 일 어느것이든 단지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사용하는 이기적 행위가 문제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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